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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늦어지자 순찰차로 '전력 질주'…'호흡 곤란' 80대 노인 살렸다

뉴스1 권준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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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늦어지자 순찰차로 '전력 질주'…'호흡 곤란' 80대 노인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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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자 연락 끊겨 위치 확인 난항…역 안팎 수색해 노인 찾아

'지체되면 위험' 판단…순찰차로 응급실 직행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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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지하철 승강장에서 '숨을 못 쉬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역 일대를 수색해 연락이 끊긴 80대 노인을 찾아 응급조치한 뒤, 구급차 도착이 지연되자 700m 떨어진 순찰차로 전력 질주해 직접 응급실로 이송하면서 골든타임을 지켜낸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7일 오후 5시쯤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청량리역 2-2 승강장인데, 지인이 가슴 통증으로 숨을 못 쉬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청량리파출소 4팀 소속 김세민 경위와 김민성 순경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두 경찰관은 역 1번 출구 인근에 순찰차를 세워둔 뒤 승강장까지 뛰어갔지만 현장엔 아무도 없었다. 신고자도 경황이 없어 경찰관들의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이었다.

청량리역은 지역 관할이 출구별로 나뉠 정도로 넓다. 두 경찰관은 역사 안팎을 뛰어다니며 수색하다 6번 출구 쪽 외부에 주저앉아 있던 고 모 씨(82)를 발견했다. 고 씨는 경찰에게 "숨을 못 쉬겠다"고 말하며 가슴 통증을 호소했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상태였다.

김 경위는 현장에서 목과 허리띠 등을 풀어 호흡을 돕고,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다. 그러나 소방 출동이 늦어지는 상황이었다. 더 지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김 경위는 순찰차 후송을 결정했다. 김 순경에게 "계속 조치해 달라"고 한 뒤 순찰차가 주차된 700m 거리나 떨어진 순찰차로 전력 질주했다.

순찰차를 끌고 돌아온 김 경위는 김 순경과 함께 고 씨를 순찰차에 태워 인근 병원 응급실로 5분 만에 긴급 이송해 의료진에게 인계했다. 이후 자택에 있던 고 씨의 배우자에게도 상황을 설명하고 병원으로 오도록 안내했다.


김 경위가 CPR 등 조치를 통해 시민을 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경위가 동대문경찰서 답십리지구대에 근무할 당시인 2024년 7월,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신고 접수 30초 만에 경비실로 달려가 심폐 소생술을 실시해 구호에 나선 일도 있다.

김 경위는 "2년 전 경비원분에 대한 구호 조치를 할 때 그분이 얼굴이 하얗게 질린 후에 파랗게 변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당시 기억과 경험이 있어서 이번 구호 조치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 청량리파출소 순찰팀원들./청량리파출소 제공

서울 동대문경찰서 청량리파출소 순찰팀원들./청량리파출소 제공


김 경위는 경찰관 입직 이전에는 수의사로 일했다. 그는 2003년부터 5년 동안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으로 공중보건수의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수의사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학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면밀하게 조치하려고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경위는 "시민들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경찰관들은 생명이 위급한 환자 등 다양한 도움이 필요한 분들과 많이 마주치게 된다"면서 "순찰팀원들은 그런 분들을 가족처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고, 인명 구호를 위한 대응법 등을 교육받고, 실습하면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급박한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이런 힘은 항상 함께해주는 청량리파출소 순찰팀원들의 팀워크 덕"이라면서 "혼자라면 힘든 일을 팀원과의 협력을 통해서 해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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