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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산업 2026] ‘수퍼사이클’ 이어지는 반도체, 올해도 성장 가도… 대외 변수는 부담

조선비즈 최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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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산업 2026] ‘수퍼사이클’ 이어지는 반도체, 올해도 성장 가도… 대외 변수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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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국내 산업계는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은 미국의 관세 부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반도체와 조선, 방위산업 등의 업종은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며 호황을 맞았다. 2026년 글로벌 경제를 움직일 주요 이슈에 대해 짚어보고 이에 따른 업종별 영향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한국 수출을 떠받친 것은 ‘반도체’였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호황기에 진입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를 주도했다. 반도체 수출이 30% 이상 증가하며 석유화학·철강 등 전통 제조업의 부진을 상쇄했다.

그래픽=노트북LM

그래픽=노트북LM



올해 전망은 더 밝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한국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1880억달러(약 254조원)로,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2026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년보다 25% 이상 성장해 약 97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메모리는 전체 성장률을 상회하는 30%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점유율은 약 70%, 낸드플래시는 50%대에 달한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합산 영업이익 200조 돌파 전망

시장에서는 메모리 부문에 나타난 강세를 두고 ‘수퍼사이클’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BofA(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6년을 “1990년대 호황기와 유사한 수퍼사이클”로 정의하며, 글로벌 D램 매출이 전년 대비 51%, 낸드는 45% 급증할 것이며, ASP(평균판매단가)는 D램은 33%, 낸드는 2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는 본격적인 반도체 수퍼사이클 진입을 반영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107조612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최근 3개월 증권사 컨센서스(83조2420억원)를 29%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iM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93조843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양사 합산 영업이익은 200조원을 넘어선다.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제공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공급 부족이 심화하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AI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발하면서 메모리 전반의 공급 제약이 심화됐고, 이는 범용 제품 가격까지 끌어올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이 전 분기 대비 5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서버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큰 폭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AI 서버 투자 확대와 재고 소진이 동시에 진행되며 메모리 시장이 전형적인 ‘공급자 우위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더욱이 국내 메모리 기업들은 2018년 과잉 증설의 후유증을 경험한 이후 수익성 중심의 ‘질서 있는 증설’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반도체 기업들이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단기간 내 생산능력 확대가 어렵고, 생산 용량을 HBM과 고용량 DDR5에 우선 배정하면서 PC·모바일용 범용 메모리 공급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D램 업체는 장비 설치 공간 부족으로 증설에 제약을 받고 있어 올해 말까지도 공급 부족이 해소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HBM 경쟁 본격화… 시장 규모도 빠르게 확대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경쟁이 한층 본격화될 전망이다.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는 HBM3E(5세대 HBM)를 거쳐 차세대 HBM4(6세대 HBM)까지 로드맵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며, 고부가 제품 비중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범용 D램 가격 급등까지 더해지며 SK하이닉스가 글로벌 D램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본격적인 추격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HBM3E 공급을 확대했고, 올해는 HBM4·HBM4E(7세대 HBM)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며 차세대 제품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을 포함한 글로벌 메모리 3사 가운데 생산량이 가장 많아, 향후 메모리 가격 상승 국면에서 실적 레버리지가 크다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HBM 시장이 AI 가속기 확산과 함께 고성장 국면을 이어가며, 차세대 HBM4 비중이 올해부터 본격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HBM 수요처가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도 시장 확대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의존도를 낮추려는 빅테크들의 주문형 반도체(ASIC)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 오픈AI의 자체 AI 칩, 아마존의 트레이니엄3,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이아200 등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ASIC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한 삼성전자의 2026년 HBM 출하량이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1분기에는 주요 ASIC 칩에 적용되는 HBM 판매가 늘고, 2분기에는 엔비디아 ‘루빈’에 탑재될 HBM4 출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 회복 국면… 美 관세가 최대 변수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부문도 저점을 통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AI 반도체 성장에 힘입어 올해 전년 대비 약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은 아직 2%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S26에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가 탑재되며 경쟁력 회복을 시도한다.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AFP뉴스1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AFP뉴스1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도 주요 고객사 물량을 확보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의 글로벌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기준 7.3%로 TSMC와 격차가 크지만, 업계에서는 3나노 공정 수율이 안정화되며 AI 가속기·네트워크 칩 중심의 신규 수주가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올해 가동 예정인 삼성전자 테일러 파운드리 팹은 TSMC의 대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TSMC의 첨단 공정 생산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주요 팹리스(칩 설계 전문) 기업들이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대체 생산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며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갖춘 파운드리 가운데 삼성전자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했다.

올해 반도체 산업의 최대 외부 변수로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꼽힌다. 미국은 반도체를 전략 산업으로 재인식하며 자국 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내 투자를 약속한 국내 기업들의 경우 상대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AI 서버용 메모리는 대체재가 제한적인 만큼 비용 부담이 고객사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세 변수는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투자 전략과 생산 거점 재편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효정 기자(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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