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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조선 기술도 털렸네"···韓 핵심 기술 유출 절반은 '중국'으로, 누가 빼갔나

서울경제 김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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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조선 기술도 털렸네"···韓 핵심 기술 유출 절반은 '중국'으로, 누가 빼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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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국가 핵심 기술 유출 범죄를 대거 적발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를 냈다. 해외로 빠져나간 기술의 절반 이상은 중국을 향했고, 반도체·이차전지 등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첨단 산업이 집중 표적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기술유출 사건은 총 179건으로 전년보다 45.5% 증가했다. 검거 인원은 378명으로 41.5% 늘었으며, 이 가운데 6명은 구속됐다. 국수본 출범 이후 최대 성과다.

유출 유형을 보면 국내 유출이 146건, 해외 유출이 33건이었다. 해외 유출 국가 중에서는 중국이 18건으로 54.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베트남 4건(12.1%), 인도네시아와 미국이 각각 3건(9.1%) 순이었다. 다만 중국 비중은 2022년 50%, 2023년 68.1%, 2024년 74.1%로 늘다가 지난해 들어 다소 낮아졌는데, 경찰은 베트남 등 다른 국가로 유출 경로가 다변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해외로 유출된 기술은 반도체가 5건(15.2%)으로 가장 많았고, 디스플레이 4건(12.1%), 이차전지 3건(9.1%), 조선 2건(6%) 등이 뒤를 이었다. 모두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다. 실제로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5월 HBM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려던 전직 반도체 협력업체 직원을 중국 출국 직전 인천공항에서 긴급 체포한 바 있다.

기술유출의 주체는 대부분 내부자였다. 피해 기업 임직원이나 전직 직원 등 내부인이 연루된 사건이 148건으로 전체의 82.7%에 달했다. 피해 기업 역시 대기업(24건·13.4%)보다 중소기업(155건·86.8%)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상대적으로 보안 환경이 취약하고 처우가 열악한 중소기업이 표적이 되기 쉽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불법 중개업체를 통한 조직적 유출에도 칼을 빼들었다. 지난해에는 무등록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며 반도체 핵심 인력을 중국 업체로 빼돌리고 수억 원의 수수료를 챙긴 피의자의 예금·부동산·차량 등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지난해 환수한 범죄수익만 23억4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기술유출은 개별 기업의 피해를 넘어 국가 경제 안보에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주는 중대한 범죄이다"면서 "앞으로도 기술유출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하게 단속해 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김여진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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