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메이플 키우기' 게임 화면. 2026.01.21./사진제공=넥슨 |
2023년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촉발한 방치형 모바일 게임의 인기가 넥슨의 '메이플 키우기'로 이어지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의존도가 낮아지는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자칫 개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22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메이플 키우기'는 출시 이후 모바일인덱스 기준 롤플레잉 분야 WAU(주간활성이용자수) 최상위권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출시 직후 그동안 1위를 유지하던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엔씨소프트의 대작 '아이온2'가 출시된 주에 잠시 2위로 내려갔다가 다시 7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메이플 키우기'는 '메이플스토리'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만든 게임이다. 출시 2개월 만에 전 세계 누적 이용자 수 300만명을 넘겼고, 매출은 1억달러(약 1480억원)를 돌파했다. 방치형 RPG(롤플레잉게임) 특유의 쉽고 부담 없는 플레이 방식과 수직 성장의 재미를 충실히 구현한 점이 주요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매출 비중은 국내가 압도적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도 가능성을 보인다. 현재 대만과 싱가포르 등 주요 아시아 국가 앱 마켓에서 매출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북미 시장에서도 미국 앱 마켓 30위권, 캐나다 10위권에 올랐다. 구글플레이 게임 전 세계 매출 순위 기준으로는 한때 3위까지 올랐고 현재도 10위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저니 오브 모나크' 게임 화면. 2026.01.21./사진=엔씨소프트 유튜브 |
방치형 모바일 게임의 인기는 2023년 넷마블이 출시한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신호탄이었다. 당시 넷마블이라는 굴지의 게임사가 그동안 비주류에 머물렀던 방치형 모바일 게임을 만든다는 사실에 의문스러운 시선이 많았으나 결과적으로 이 게임은 넷마블 실적 반등의 신호탄이 됐다. 이후 네오위즈의 '고양이와 스프', 넵튠의 '고양이 스낵바' 등이 인기를 끌었고 게임 업계 맏형 엔씨소프트도 지난해 방치형 RPG '저니 오브 모나크'를 출시했다.
이처럼 방치형 장르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기존 IP를 재활용한 방치형 게임이 개발도 상대적으로 쉽고 마케팅 비용을 적게 들이고도 기존 유저를 끌어들여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돼 가성비가 높지만 이에 매진하다가는 전반적인 개발력이 하향 평준화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가 강세를 보인 MMORPG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졌고 인건비 상승과 기술 비용 증가로 개발 부담이 커졌다. 지나친 과금 요소에 대한 게이머들의 부담과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한한령'까지 더해지면서 게임사 입장에서는 방치형처럼 가성비 좋은 캐주얼 게임 개발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블리자드 같은 글로벌 게임사도 비용 문제로 AAA 신작 개발에 부담을 느낄 정도라 국내 게임사들도 상대적으로 비용이 덜 드는 캐주얼 장르 게임 개발에 주력하는 것 같다"며 "그래도 K게임이 글로벌 게임상도 수상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만큼 개발력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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