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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물도 못 닦아" 택배상자 들고 4시간 덜덜...한파 속 길 위의 노동자들

머니투데이 김서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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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물도 못 닦아" 택배상자 들고 4시간 덜덜...한파 속 길 위의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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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서울시·민간 협력해
전국에 5만여개 한파대피소
취약계층 맞춤 등 확장 계획

21일 새벽 서울 중랑구 면목역 광장 '새벽일자리 쉼터'에서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이 몸을 녹이고 있다. /사진=최문혁 기자 cmh6214@

21일 새벽 서울 중랑구 면목역 광장 '새벽일자리 쉼터'에서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이 몸을 녹이고 있다. /사진=최문혁 기자 cmh6214@


"난로요? '불'은 여기서 금지대상이에요. 핫팩과 겉옷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죠."

절기상 대한(大寒)인 지난 20일 저녁 7시. 경기 군포시 복합물류터미널에서 만난 택배기사 이모씨(51)는 털조끼에 귀마개, 장갑으로 꽁꽁 싸맨 채 이렇게 말했다. '큰 추위'라는 절기의 뜻처럼 역대급 한파가 몰아쳤다.

저녁 7시는 업체로부터 온 택배집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시간이다. 이곳에 모인 20여명의 택배기사는 연신 크고 작은 택배들을 트럭에서 꺼내 날랐다. 몰아치는 강풍에 몸을 움츠릴 시간도 없었다.

대형트럭이 오가다 보니 상차장과 집하장은 바람을 막아주는 가벽 하나 없다. 지붕만 있을 뿐 야외나 다름없었다. 10분도 안돼 손발이 얼어붙었다. 택배기사 이관우씨(49)는 "제시간에 밥을 챙겨 먹는 것도 사치지만 무엇보다 가장 힘든 건 추위"라며 "택배를 나르다 보면 두 손이 묶이다 보니 흐르는 콧물을 닦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잠시 몸을 녹일 난로도 없다. 해당 터미널에서는 2020년 큰불이 나 22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했다. 사고 이후 터미널 내에 온열설비는 금지됐다. 택배기사들은 내의를 겹겹이 껴입고 털조끼와 열선이 들어간 신발 등으로 중무장했지만 한파를 이겨내긴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30대 택배기사 A씨는 "상차를 하는 아침에는 70명 넘는 인원이 3~4시간 동안 야외에서 택배상자를 나른다"며 "저녁이 되면 추위 때문에 몸이 덜덜 떨린다"고 말했다.


새벽 광장에서 일을 구하는 이들의 하루도 예외 없이 시작됐다. 체감온도가 영하 19도까지 떨어진 21일 오전 4시30분. 서울 중랑구 면목역 광장에는 주황색 천막이 설치됐다. 중랑구청이 건설 일용직 근로자를 위해 운영하는 '새벽일자리쉼터'다.

오전 5시가 되자 근로자가 하나둘 도착했다. 귀를 덮는 털모자와 넥워머 등 방한도구로 무장한 이들은 추위를 피해 전기난로 앞에 모였다. 이들은 성인남성 몸집만 한 가방을 메고 있었다. 가방은 갈아입을 내의와 겨울용 작업복, 작업화 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45년째 공사현장에서 일했다는 70대 남성 B씨는 "여름에는 거의 빈손으로 출근하지만 겨울에는 방한용품이 많아 짐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민간은 연일 이어지는 한파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동행쉼터'를 운영한다. 서울시내 편의점과 은행, 통신사 대리점 등 총 446개소가 쉼터로 지정됐다. 각 지자체에서 민간과 함께 '한파쉼터'를 운영하기도 한다. 공공시설과 금융기관 등과 연계한 '한파쉼터'는 전국에 5만3000여곳이 있다. KT 광화문역점 직원은 "최근 강추위로 피할 곳이 마땅치 않은 분들이 간헐적으로 찾아오신다"며 "주로 어르신이 많고 조용히 들어와 휴대폰을 충전하거나 잠시 쉬었다 가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이용자의 다양성을 고려해 누구나 접근 가능한 '일상형 쉼터'와 기후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쉼터'를 두 축으로 정책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김서현 기자 ssn3592@mt.co.kr 최문혁 기자 cmh6214@mt.co.kr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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