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계위 제안한 모형중 6개 채택, 내년부터 5년간 의대 정원 확정
공공·지역신설분 600명 제외… "수보다 필수과 고민 우선" 지적
의사인력 추계 결과/그래픽=이지혜 |
정부가 '2037년 의사가 최대 4800명 부족할 것'이란 추계를 기준으로 2027학년도부터 5년간 의대정원을 확정한다. 공공의대와 의대가 없는 곳에 새로 설립되는 의대를 통해 배출되는 600명을 제외한다는 정부의 방향을 반영해 단순 계산하면 386~840명의 증원이 예상된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보정심)는 4차 회의를 통해 앞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이하 추계위)가 제안한 총 12개 수요·공급모형 중 6개를 채택했다. 채택된 모형에 따르면 2037년 부족한 의사인력은 2530~4800명이다. 보정심은 지난
3차 회의에서 수급추계 기준시점을 2037년으로 결정했다.
보정심은 지난 6일 3차 회의에서도 6개 모형만 추계에 반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당시 수요자단체 측 위원들의 반발로 4차 회의에 12개 모형 모두를 두고 논의를 이어갔다.
그러나 회의과정에서 6개 모형으로 축소하자는 의견이 재차 나왔고 표결에 따라 과반의 찬성으로 6개가 채택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의료환경 및 보건의료 정책의 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 여러 수요·공급모델을 조합한 모형이다.
이번 의대정원 결정과정에선 2030년 신입생 입학을 목표로 둔 공공의료사관학교(의전원 형태)와 지역 신설 의대에서 배출되는 인력 600명은 제외된다. 이를 반영해 단순 계산하면 2037년 부족한 의사 수는 1930~4200명이며 2027~2031년 연간 증원분은 386~840명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늘어나는 의대 모집인원을 지역의사제에 할당하겠다고 밝혔다.
의사들 사이에선 지금의 의정대화가 숫자에 매몰됐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김교웅 대한의사협회(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머니투데이 기자와 통화에서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린다고 어떤 과를 (전공)할지까지 강요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당장 내년 (필수과) 전공의 수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예측과 고민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실제 필수과 인력난은 심각하다. 올해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 결과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로 불리는 필수과 충원율은 20%에 불과했다.
소아청소년과 충원율은 20.6%(34명)로 전체 모집과 중 가장 낮았고 흉부외과도 25%(11명) 충원에 그쳤다. 내과 지원율은 2년 새 95.3%에서 67.6%로 떨어졌다.
추계위원으로 참여 중인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본지에 "보정심 과정 자체는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본다"면서도 "(논의가) 의사 숫자에 매몰되기보다 지역의사제로 들어온 인력을 어떻게 지역에 정착시킬 것인지, (AI 등) 미래 기술발전은 어떻게 수용할지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화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측된 의사수 부족규모가 줄면서 증원분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 환자단체간 이견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보정심은 견해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부 TF(태스크포스)를 꾸려 4차 회의에서 채택된 6개 모형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TF는 공급·수요자단체 위원과 전문가 등 6명 내외로 구성된다.
현재 의협은 대외적으로는 증원반대를 고수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기존 의대정원(3058명)의 약 10%인 350명 증원을 마지노선으로 정한 상태다. 의협은 오는 31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어 정부에 합리적 의대정원 정책을 촉구한다는 입장이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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