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홍 가천대학교 스타트업 칼리지 교수 |
연초에 개인적으로 참여한 미국 CES에서 한국 기업들이 혁신상(Innovation Awards) 347개 중 206개를 수상하며 2년 연속 최다 수상국의 위상을 누렸다. 60%가 넘는다.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한국의 피지컬 AI와 첨단 제조기술이 글로벌 리더십을 인정받은 상징적인 표시였다.
2025년 세계를 휩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골든글로브어워즈에서 최우수 주제가상을 거머쥐었다. 이 작품은 K팝과 한국 문화요소를 결합한 K팝의 글로벌 영향력을 다시 증명하고 K팝이 글로벌 고유명사가 돼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경북 경주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는 '커넥트(Connect) 이노베이트(Innovate) 프로스퍼(Prosper)'라는 주제로 AI 거버넌스, 공급망 안정, 지속가능한 성장 프레임워크를 주도하며 국격을 올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모두 대한민국이 정치와 경제, 기술과 문화에 이르기까지 전분야에서 최고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미 세계 모든 사람은 '오징어 게임'을 봤고 최고 기술의 반도체와 방산, 이제는 김밥과 만두까지 K드라마, K뷰티, K푸드 등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며 'K브랜드'는 일시적이고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세계의 문화·경제적 파워로 자리잡았고 그 위상은 많은 국가의 부러움을 사는 것이 사실이다. 단군 이래 대한민국의 위상이 하루가 다르게 이렇게 높아진 적이 없다. 더구나 이러한 행진은 계속될 가능성이 충분하고도 넘친다.
다만 우리가 성취한 이 성공은 세계인의 선망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매서운 시기와 질투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우리의 급격한 성장이 다른 국가들엔 불편한 감정을 일으킬 수 있기에 보이지 않는 국제적 영향력의 디스카운트, 혐한 등의 역사와 문화왜곡 등이 수시로 일어날 것이다. 부러움의 극치는 시기와 질투고 시기와 질투는 늘 도를 넘는다.
과거 영미권이나 유럽이 독점한 자리를 변방의 작은 나라에 불과하던 한국이 차지하기 시작하면서 기득권 세력이나 급격한 변화를 경계하는 이들에게 한국의 성장은 일종의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조심스러운 것은 꽃이 피면 떨어져야 하고 흥하면 망하는 것이 생기고 올라가면 내려간다는 예외가 없는 세상의 이치가 있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길이 통한다던 나라, 해가 지지 않는다던 나라, 세계의 바다를 지배하던 나라, 거품경제로 미국을 돈으로 다 살 수 있다고 한 나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 망하거나 쇠락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대단한 나라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거나 쇠약해진 이유가 무엇인지를 한번 생각해봤다.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는 가장 조심해야 할 순간, 바로 가장 잘나갈 때 가장 자만했다는 이야기, 또는 초심을 잃고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이야기, 성공의 정점에서 오만해지거나 내부결속이 약해지거나 외부의 비판에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겸손하지 못하고 무모한 행동을 해 한순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교훈들을 이야기한다. 역사적으로 봐도 로마, 스페인제국, 칭기즈칸의 몽골, 최근에는 몇몇 신흥강국이 정점에서 몰락한 이유는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자만과 분열이었기에 꾸준한 혁신과 겸손한 자세, 국내 갈등을 넘어 국민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포용력과 같은 교과서 같은 이야기를 강조한다.
때문에 모두 이러한 시기에 자중과 겸손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는 생각이 다르다. 어떤 시인의 이야기를 인용하면 '우리의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다. 또한 아직 우리는 겸손할 정도로 대단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빛보다 빠른 세상의 변화에 겸손할 여유도 없다. 우리는 한 걸음, 두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다만 개인적으로 우리 대한민국이 부자나라, 강력한 나라, 무엇이든 뛰어난 나라보다 '가장 존경받는 나라'이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최재홍 가천대학교 스타트업 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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