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강력히 원하면서도 무력 사용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 전 세계의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미국령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관세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특별연설에서 “그린란드를 갖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린란드는 거의 사람이 살지 않고 개발되지도 않은 광대한 영토로, 미국·러시아·중국 사이의 핵심 전략 위치에 있으면서도 방어가 되지 않은 채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지킬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미국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핵심 이익인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를 방어하려면 소유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방어하려면 소유권이 필요하다”며 “임대(lease)로는 방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고, 심리적으로도 임대 계약을 맺은 곳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200년 가까이 그린란드 구매를 추진해 온 이유도 안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들은 거의 200년 동안 그린란드를 사려고 해왔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희토류 등 자원 개발 목적이라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희토류에 접근하려면 수백 피트의 얼음을 뚫어야 한다”며 “그게 우리가 그린란드가 필요한 이유가 아니다. 우리는 전략적 국가안보와 국제안보 때문에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소유권 확보를 위해 즉각 협상에 나서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덴마크 침공 과정에서 미국이 그린란드를 지켜냈고, 이후 이를 덴마크에 돌려준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무력 사용은 배제했지만 관세 카드로 그린란드 협상을 압박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도중 유럽과의 관세 협상 일화를 꺼냈다.
그는 “나라당 평균 3분이면 됐다”며 “모두가 똑같이 ‘안 된다, 안 된다’라고 했고, 나는 ‘할 거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가 “그렇게 하면 약값이 두 배로 오른다”고 반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맞다. 왜냐하면 그들은 30년 동안 우리를 속여 왔기 때문”이라고 응수했다고 전했다.
그는 상대가 끝까지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관세로 압박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우리는 안 한다’고 하면 나는 ‘좋다. 월요일 아침에 25%, 30%, 50%…’라고 말한다”며 “나라별로 숫자를 다르게 불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단순한 경제 수단이 아니라 ‘국가안보’ 문제로 규정했다. 그는 “이것도 국가안보 문제”라며 “실패할 수 없다. 우리는 전 세계를 보조금으로 떠받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연설의 핵심은 그린란드를 내놓지 않으면 관세 폭탄으로 유럽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라며 “다만 군대를 보내 그린란드를 점령하지는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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