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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샤넬·에르메스를 몇 개나 샀는데"···커피 한 잔에 VIP들 불만 터진 이유

서울경제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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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샤넬·에르메스를 몇 개나 샀는데"···커피 한 잔에 VIP들 불만 터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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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업계에서 최상위 고객인 ‘VIP’의 매출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VIP들이 체감하는 혜택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소비자 불만이 나오고 있다.

21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VIP 매출 비중은 최근 3년간 꾸준히 확대됐다.

롯데백화점의 VIP 매출 비중은 2023년 41%에서 2025년 46%로 상승했고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44.1%에서 47%로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41%에서 46%로 높아졌다. 신세계 강남점은 이미 VIP 고객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섰으며 롯데타운 명동·잠실의 지난해 VIP 매출 비중도 전년 대비 5%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VIP 고객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신세계백화점은 다음 달부터 VIP 라운지 이용 기준을 조정한다. VIP 등급과 관계없이 라운지에 착석해 이용할 경우 실제 입장 인원에 맞춰 음료와 다과를 1인분씩만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기존에는 VIP 등급에 따라 최대 3~4잔까지 음료 주문이 가능했지만, 이를 제한했다. 다만 테이크아웃으로 이용할 경우 기존과 동일하게 등급에 따라 음료를 여러 잔 주문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VIP 라운지 이용 고객 증가로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불편 민원이 접수돼 불가피하게 제도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기존부터 입장 인원 기준으로 음료와 다과를 제공하고 라운지 이용 시간에도 제한을 두고 있다. 현재 백화점 업계에서는 통상 연간 구매금액 3000만 원 이상 고객에게 VIP 라운지 이용 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VIP 고객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적지 않다. 한 VIP 고객은 “VIP 고객이 늘어난 건 이해하지만, 기존 고객 혜택 축소로 이어지는 것 같아 아쉽다”며 “과거보다 조건은 까다로워졌지만 혜택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VIP 라운지는 백화점 VIP 혜택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서비스로 꼽힌다. 다만 최근 VIP 혜택이 입소문을 타면서 라운지 이용권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백화점 측은 부정 사용 시 제재를 하고 있지만, 출입 고객을 일일이 확인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 여러 명이 한 카드에 구매 실적을 몰아 혜택을 공유하는 방식 역시 여전히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다.

한편 VIP 고객 수가 증가하자 백화점들은 등급을 더욱 세분화하고 기준을 상향 조정하며 계층 간 차별화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기존 ‘에비뉴엘 퍼플’(연 5000만 원 이상)과 ‘에비뉴엘 에메랄드’(연 1억 원 이상) 사이에 ‘에비뉴엘 사파이어’(연 8000만 원 이상) 등급을 신설했다. 현대백화점도 기존 최고 등급이던 ‘쟈스민 블랙’ 위에 ‘쟈스민 시그니처’를 새롭게 도입했다.

백화점이 VIP에 집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 때문이다. VIP 고객은 일반 고객 대비 구매 단가가 높고 명품·패션·주얼리 등 수익성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소비한다. 이로 인해 매출 확대뿐 아니라 이익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기 둔화 면에서도 상위 고객층의 소비는 상대적으로 견조해 백화점 실적 방어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위축 국면일수록 백화점의 성과는 VIP와 명품에 의해 좌우된다"며 "최상위 고객을 누가 먼저, 얼마나 오래 붙잡느냐가 실적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도연 기자 dore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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