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노조 "회생계획안 사실상 파산" 반대 입장
일반노조, 한마음협의회 "직원 87%는 회생계획 찬성...긴급자금 지원 필요"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이대로 문닫게 할 것인가' 긴급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기업회생을 추진 중인 홈플러스가 경영난으로 적자가 쌓이면서 결국 '최후의 보루'인 임직원 급여를 지급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세금과 공과금보다도 최우선 변제 순위인 '급여' 재원까지 말랐단 의미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가 최근 언론에 "1~2주 안에 긴금자금대출(DIP)이 집행되지 않으면 큰일이 생긴다"고 밝힐 정도다.
홈플러스가 파산(청산)이란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게 될 위기에 놓이게 되자 회사 내부에서도 노조 간 갈등까지 불거졌다. 민주노총 소속인 마트노조가 지속적으로 회사의 회생계획에 반대하면서 시간을 끌자, 이들과 생각이 다른 일반노조와 직장인협의회 격인 한마음협의회가 반대 성명을 내고 마트노조를 비판하고 나섰다.
홈플러스 일반노조와 직원대기구인 한마음협의회(이하 협의회)는 21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지금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조속히 회사를 정상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해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에 동의했다"며 "그러나 직원의 13%가 가입한 마트노조는 구조혁신안을 청산 절차라고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트노조도 회생계획안에 동의한 나머지 87% 직원들의 간절한 염원을 외면하지 말고 회생계획안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29일 법원과 채권단에게 제출한 구조혁신형 기업회생안의 골자는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 분리 매각 △6년간 41개 대형마트 점포 정리 △3000억원 규모 DIP 대출 추진 △인력 재배치 등이다.
이에 대해 마트노조는 사실상의 청산(파산) 절차라며 반대하고 있다. 마트노조는 이 계획을 추진하기 전에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이하 MBK)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과 물품 대금 담보 등 자구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달리 협의회는 하루빨리 회생계획안을 시작해야 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단 입장이다.
협의회는 41개 적자 점포를 폐점하면 대형마트 사업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고, 부실 점포 정리로 손익과 현금흐름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며 "SSM 매각 대금 유입으로 유동성 개선과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생계획안이 차질 없이 이행되면 홈플러스는 85개의 대형마트와 온라인 사업을 수행하는 총매출 5조5000억원의 건강한 흑자 유통기업으로 새로 태어난다"고 강조했다.
9일 방문한 홈플러스 강서점. 유제품 매대 한쪽이 홈플러스 PB인 심플러스 커피로 가득 채워져있다. /사진=하수민기자 |
홈플러스 내 마트노조와 일반노조는 모두 민주노총 소속이다. 마트노조는 홈플러스 출범 초기인 삼성물산과 테스코 합작 시절부터 근무한 직원들이 주축이고, 일반노조는 홈플러스가 과거 인수한 이랜드리테일의 홈에버(구 까르푸) 직원들을 중심으로 결성한 조직이다. 한마음협의회는 민노총 소속이 아닌 비노조 성향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일반노조와 한마음협의회에 소속된 직원은 전체의 87%로 마트노조 가입 직원 비중(13%)보다 6배 이상 많다.
그동안 협의회 측은 마트노조가 소수임에도 회사 노조를 대변해 온 것에 대해 불만이 쌓였다. 하지만 MBK의 일방적인 행보에 반발하고 투쟁하는 모습에 별도로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 측의 월급을 지급하지 못할 만큼 위기에 처하자 일단 회사 경영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으면서 마트노조의 일방적 행보에 반기를 든 것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는 회사 경영이 정상화되려면 이달 중 3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MBK는 이 가운데 1000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2000억원 중 1000억원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가 나머지 1000억원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부담하는 형태를 제안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좌담회에 참석한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도 신속한 DIP 지원을 요청했다. 조 대표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각종 세금과 공과금을 체납하고 있으며 오늘이 월급날인데 급여를 지급하지 못해 직원과 가족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회생은 직원들만의 노력으론 불가능한 상황으로 법원, 정부, 국회, 채권단, 협력사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조와 지지가 필요하다"며 토로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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