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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정부 정책 정당화 위한 꿰맞추기식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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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정부 정책 정당화 위한 꿰맞추기식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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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수요 전망 엇갈리는데…원전이 대안이라는 전제 깔고 질문”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추진돼야 한다’고 답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한 데 대해 시민단체들은 “정책 결론을 포장하기 위해 설계된 ‘꿰맞추기식 절차’”라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 가톨릭 기후행동 등 40여개 단체가 속한 탈핵시민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여론조사 문항 구성과 정보 제공 방식을 보면 정해진 정책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해 설계된 형식적 절차”라면서 이번 조사 결과를 제대로된 공론화가 아닌 여론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탈핵시민행동은 여론조사 내용 중 질문에 앞서 ‘날씨 등에 따른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보완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전기차 등 증가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도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에 대해 “재생에너지는 불완전하고 전력수요 증가는 불가피하며, 그 대안은 원자력이라는 정책적 전제를 응답자에게 미리 주입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앞선 두 차례 정책토론회에 이어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신규 원전 건설의 핵심 쟁점이 배제됐다며 결론을 열어둔 정보공개 이후 숙의를 다시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시민사회는 ‘AI 시대에는 전력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된 여론조사가 ‘원전 증설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유도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두 번의 정책토론회에서도 실제로 전력이 얼마나 부족한지 등 핵심 문제에서는 전문가들끼리도 의견이 갈렸다”며 “전문가 사이에서도 전력공급이 실제로 부족한지 정리가 안 된 상황에서 일반인 눈높이에서는 평소 많이 접한 정보를 바탕으로 답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현우 탈성장과대안연구소 소장은 “‘AI나 데이터센터 때문에 전력이 더 필요하다’ ‘원전이 그나마 싸다’ 같은 막연한 정보만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에너지 전망이나 구체적인 공급계획,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송전망 충돌 가능성 등에 대한 설명 없이 진행된 이번 여론조사는 갈등을 회피하는 무책임한 실용주의의 결과”라고 말했다.


정부는 여론조사를 근거로 원전 증설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로는 부지를 찾는 단계부터 난관에 부딪힐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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