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신년 기자회견 ‘함께 이루는 대전환, 모두 누리는 대도약’을 위해 입장해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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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 문제와 관련해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언급하며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를 외치는 여당 내 강경파들의 주장에 공개적으로 선을 그었다. ‘검찰개혁’이란 명분만 앞세우다 자칫 경찰에 권력이 집중되거나 형사 소송 절차에서 ‘국민 권익’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등 부작용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사-기소 분리는 검찰개혁의 대원칙’이라고 하면서 동시에 “누군가의 권력을, 조직의 권력을 뺏는 게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어떤 명분으로도 수사권을 검찰에 쥐여주는 일은 있어선 안 된다’는 당내 강경파의 주장에 비판적인 인식을 내비치며 “진짜 최종 목표는 국민들의 권리 구제”로 “국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억울한 범죄 피해자가 구제받을 수 있게 가해자 처벌을 제대로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시킨 것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정치는 자기 주장을 막 해도 되지만, 행정은 그러면 안 된다”며 “논쟁이 두려워서 검사의 모든 권력을 완전하게 뺏는 방식으로 해놓으면 나중에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이냐”고도 했다. 그러면서 “당도 집권세력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시간을 충분히 갖고 충분히 논의하는 대신에 감정적으로 하지 말자”고도 설득했다.
이 대통령은 “당과 국회에서, 또 정부와 국민들이 함께 토론하고 그 결과를 또 전문가들이 검증하자”며 “(검찰청법이 폐지되는) 10월까지 또 여유가 있으니까 너무 급하게 서두르다 체하지 말고 충분히 의논하면 좋겠다”고도 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포함해 설 연휴 전에 법안을 처리하자”(김용민 의원 등)는 목소리가 나오자 “단박에 완성되는 개혁이란 없다”며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검찰에 대한) 의심이나 미움은 다 이해한다. 그러나 법의 체계를 어길 수는 없다는 걱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 예로 지난 12일 정부가 입법예고한 공소청법안에서 공소청 책임자의 명칭을 공소청장이 아닌 검찰총장으로 정한 것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을 거론하며 “헌법에 검찰총장이라고 써져 있는데, 헌법에 어긋나게 검찰총장을 없애버리면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검찰이 하도 저지른 업보가 많아 가지고 제가 마녀가 된 거 아니냐”며 “제가 검찰에 가장 많이 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안에 대한 지지층의 비판에 공감을 표하는 동시에, 검찰 수사의 최대 피해자인 자신이 하는 말이니 검찰개혁 의지를 의심하지 말아달라고 설득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이날 공개적으로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 뜻을 밝힌 뒤 보완수사권 폐지를 요구해온 의원들은 공개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물밑에서는 대통령 발언에 대해 찬반 견해가 엇갈리는 등 파장이 작지 않다.
한 법조인 출신 의원은 “대통령이 말한 예외적인 상황에 대해선 보완수사권 존치가 아닌 다른 방법의 해법도 있을 수 있다”며 “보완수사 요구권만 남기고 기소 뒤 공판 진행 중에도 수사하게끔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여권 지지층이나 일부 의원이 보완수사권을 일부 남기는 방안은 생각조차 해선 안 되는 검찰개혁 방안으로 여기던 분위기가 있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대통령이 말해줬다”며 “향후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토론될 수 있는 공간을 대통령이 열어준 셈”이라고 말했다.
신형철 최하얀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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