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여권 강경파가 폐지를 요구하는 검사 보완수사권에 대해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존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찰 권력을 빼앗는 게 아니라 국민의 권리구제”라며 개혁의 목표와 수단을 혼동해선 안 된다고 했다. 특검 공방으로 번진 ‘정교유착’ 이슈와 관련해선 통일교·신천지를 넘어 일부 극우 개신교 교회로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해 “저는 (검사가)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 공소시효가 이틀밖에 안 남은 상황에(경찰에서 사건이) 송치됐는데, 보완수사가 전면 금지되면 사건이 경찰과 검찰을 오가다 남은 시효가 끝나 버린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정부가 중수청·공소청법안을 입법예고한 뒤 이 대통령이 개인적 견해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공소청(검사)의 남용 가능성을 봉쇄하고, 아주 예외적인 경우 안전장치를 만든 다음에 보완수사권 정도는 갖게 해주는 게 국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안이기도 하지 않으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수사조직 이원화 등을 담은 정부의 중수청 법안에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반발하는 것을 두고선, “그동안 저지른 업보가 너무 많아서 (사냥당하는) 마녀가 된 것 아니냐”며 검찰에 그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검찰의 권력을 뺏는 것은 개혁의 목표가 아니라 수단과 과정”이라며 “(검찰청법이 폐지되는) 10월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충분히 의논하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특검 수사 등 사법적 현안으로 떠오른 ‘정교유착’ 문제에 대해선 통일교·신천지 외에 일부 개신교까지 언급하며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대놓고 조직적으로 (정교유착을) 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종교적 신념을 조직적이고 정치적인 도구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제재가 엄격하다는 것을 이 기회에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선 ‘동결-축소-비핵화’ 3단계 해법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비핵화를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느냐”며 “(비핵화란) 이상을 포기하지 말고 현실적인 중단 협상을 한 뒤, 핵군축과 장기적 비핵화를 향해서 가자”고 말했다.
원자력발전소 문제를 언급하면서는 ‘이념 전쟁의 도구’처럼 생각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제 추세나 에너지의 미래, 이런 것들을 고민해보면 엄청난 에너지 수요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원전 증설 허용’으로 선회 가능성을 열어뒀다.
보좌진 상대 갑질과 투기, 부정 청약 등의 의혹이 불거진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청문 과정에서 본인 해명과 국민 판단을 받아본 뒤 (임명 여부를) 결정하고 싶었는데, 그 기회마저 봉쇄돼 아쉽다”고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겨울밤 밝히는 민주주의 불빛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