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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징역 23년"…법원 "성공할 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담"

아이뉴스24 최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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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징역 23년"…법원 "성공할 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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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헌문란 목적 폭동' 인식…국무총리로서 안 막아"
"송미령에 소집 이유 안 밝혀…계엄선포 불발될까 우려"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이행 관여…내란 중요임무 종사"
"책임 회피…국민에 씻을 수 없는 상처 줘 엄벌 불가피"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내란'에 중요임무종사자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심에서 징역 23년 형을 선고받았다. 12·3 비상계엄 및 내란사건에 대한 첫 판결로, 특검 구형 15년 보다 8년을 더 가중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는 21일 오후 2시,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한 전 총리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번 판결의 최대 쟁점은 '12·3 비상계엄선포'가 내란이었는지 여부였다. 내란은 '국헌 문란'의 목적과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폭동'이라는 기준이 충족돼야 한다.

재판부는 모두 인정했다. 재판장을 맡은 이진관 부장판사는 판결 이유를 낭독하면서 "12·3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근거해 위헌 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고, 군 병력 및 경찰 공무원을 동원해 국회, 중앙선관위 등을 점거·출입을 통제하는 등의 행위는 형법 87조에서 정한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재판부는 "윤석열과 김용현 등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이에 근거해 포고령을 발령했는데 이는 헌법과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헌법상 영장주의를 소멸시키고 헌법이 금지하는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와 검열을 시행함으로써 헌법과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려는 목적, 즉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발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수의 군 병력과 경찰 공무원을 동원해 국회 중앙선관위 등을 점거, 출입 통제하는 등 다수인을 결합해 위력을 행사하고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는 폭동을 일으킨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생중계로 판결이유와 주문을 낭독한 이 부장판사는 이 대목에서 "이하에서는 12·3 내란이라고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국회에서 한 답변과 이 법정에서 한 진술, 윤석열과 김용현의 발언, 대국민 담화문, 포고령과 이상민이 받은 지시 내용에 따르면, 피고인에게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 및 윤석열이 그러한 목적으로 포고령을 발령하고 군병력과 경찰공무원 등 다수인을 집합하게 해 폭동을 일으킨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과 의욕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한 전 총리에게 적용된 공소사실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및 공용서류 손상 △위증 등 크게 4가지다. 재판부는 대부분 유죄를 선고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주 범죄를 '내란우두머리방조죄'로 공소장에 적시했으나, 나중에 내란중요임무종사죄를 택일적으로 추가했다. 재판부는 이날 "내란죄는 필요적 공범으로서 관여자의 의사 방향이 일치하는 집합범"이라며 "내부자들 사이에서는 각자 수행한 역할에 따라 우두머리, 지휘자, 중요임무종사자로 처벌될 뿐 방조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판시, 내란방조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자료제공 : 서울중앙지법 [사진=조은수 기자]

자료제공 : 서울중앙지법 [사진=조은수 기자]



"막을 수 있었지만...비상계엄 선포 절차적 요건 보완"



재판부는 "국무회의 과반수에 해당하는 11명의 의사정족수를 채우기 위해서는 당시 대통령실에 있었던 7명에 더해 4명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었고, 비상계엄 선포를 위해서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피고인은 윤석열에게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했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이 국무회의 소집에 유보적 태도를 보이자 일단 의사정족수라도 갖출 것을 피고인이 제안했다"며 "피고인은 윤석열이 국무회의 의사정족수를 갖출 수 있는 일부 국무위원을 선별해 소집하는데 관여했고, 스스로도 송미령(당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에게 전화했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은 송미령을 재촉하면서도 대통령실로 소집한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송미령이 비상계엄 선포 관련 국무회의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비상계엄 선포 계획이 사전에 알려지거나 송미령이 대통령실로 오지 않아 의사정족수가 갖추어지지 않음으로써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했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국무회의 부의장 및 국무총리로서 부담하는 작위의무 등을 이행했더라면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등 내란행위라는 결과를 쉽게 방지할 수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또 "피고인 부작위로 인한 법익침해는 작위에 의한 침해와 동등한 형법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서 형법 87조 2호에서 규정하는 내란중요임무종사 범죄의 실행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계엄선포 전 한 전 총리가 국무위원들로부터 국무회의록에 서명을 받으려 한 것도 윤 전 대통령의 내란행위에 가담하려 했던 것이라고 봤다. 절차적 흠결을 보완하려 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당시 서명은 국무회의 참석 확인이 아니라 비상계엄선포에 관해 절차상 요구되는 국무위원 부서를 의미했고, 최상목·조태열 등 일부 국무위원의 반대로 부서가 이뤄지지 않자 국무회의 직후 국무위원들에게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비상계엄을 해제했지만 앞선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심의의 하자로 해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의 논리를 내세워 국무위원을 설득해 다시금 부서를 받으려고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한덕수, '언론사 단전·단수' 尹 지시 오히려 독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의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에 적극적이었다고 판단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과 단전·단수 조치의 지시 내용과 근거, 이행방안을 논의했을 뿐만 아니라 이 전 장관이 이를 시행하는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피고인인 이상민이 그 지시에 따르지 않도록 제지하거나 만류하지 않았고, 오히려 대통령실 CCTV 영상에 따르면 그 지시의 이행을 독려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에 따라 이상민은 포고령 발령 후에 소방당국에 전화해 그 지시를 이행했고, 그 다음 날 지시의 이행을 확인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에 피고인이 국무총리로서 갖는 지위와 권한을 더해보면, 피고인이 국무총리로서 자신의 지휘·감독을 받는 이상민과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지시에 관해 논의하고 이를 이행하도록 함으로써 윤석열의 내란행위에 있어 중요한 임무에 종사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비상계엄선포문 표지 사후 작성 관여...행사까지는 안 해"



한 전 총리는 행사할 목적으로 2024년 12월 6일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과 공모해 비상계엄 선포문을 사후적으로 작성하고 서명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허위공문서작성죄는 유죄로 판단했지만 이를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먼저 "비상계엄 선포문 표지는 2024년 12월 3일 이후에 피고인과 김용현, 윤석열이 순차 서명함으로써 문서로서 성립했고, 윤석열은 피고인과 김용현이 부서한 문서로써 비상계엄을 선포하지도 않았다"면서 "이는 결국 표시된 내용과 진실이 부합하지 않아 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로서 '허위'에 해당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피고인은 '강의구가 헌법에 따른 문서주의와 국무총리 및 관계 국무위원의 부서라는 절차적 요건을 갖춰 비상계엄이 선포됐음을 증명하는 허위의 문서를 작성하기 위해 비상계엄 선포문 표지에 서명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또 "자신이 국무총리 서명란에 서명한 후 윤석열과 김용현이 각각 그들 직위에 해당하는 서명란에 서명하리라는 것과 강의구 등이 추후 그러한 목적으로 비상계엄 선포문 표지를 사용함으로써 작성일을 소급한 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것이 알려지면 논란이 되리라는 것도 인식하고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렇게 작성된 비상계엄 선포문 표지가 대통령기록물이자 공용서류로서 성립하리라는 사정을 충분히 예상했음에도 그 문서의 폐기를 요구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피고인에게는 대통령 기록물 및 공용 서류를 손상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달리 강의구에게 대통령기록물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를 거쳐 페기할 것을 요구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3개월만에 기억을 상실했다는 주장, 도저히 수긍 안 돼"



한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해 사실과는 달리 계엄 선포 전 계엄문건을 받았다거나 그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위증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한 전 총리는 '기억이 정확히 나지 않는다'는 정도가 아니라 "문건을 받은 사실이 없다'라거나 김 전 장관이 이 전 장관에게 "문건을 건네주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단정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한 전 총리가 위증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나이, 학력, 경력, 사회적 지위, 지능 정도 등 제반 사정을 더해 보면, '피고인이 불과 약 3개월 만에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문, 포고령, 비상계엄 관련 지시사항 문건, 비상계엄 선포문을 받은 사실에 관한 기억 및 김용현이 이상민에게 비상계엄 선포문을 나누어주는 것을 본 기억을 상실했다'는 취지의 주장은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50년간 공직, 형사처벌 전력 없으나 죄 무겁고 사과·반성 없어"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50년 동안 외교통상교섭본부장·국무조정실장·국무총리 등으로 재직하면서 다수의 훈장과 포장을 수여받은 점, 윤 전 대통령의 내란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79세의 고령에도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한 전 총리의 유리한 정상참작 사유로 봤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은 12·3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국무총리로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헌법적 의무와 책임을 끝내 외면하고 오히려 그 일원으로서 가담하기로 선택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대한민국은 자칫하면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유린당했던 어두운 과거로 회귀해 독재정치라는 수렁에서 장기간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될 수 있었고, 국민은 씻을 수 없는 상실감과 상처를 입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재판 과정에서도 허위로 진술을 번복하고 대통령실 CCTV 영상과 같은 객관적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등,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할 뿐"이라면서 "피고인이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한 행위들로 인해 우리 사회의 정치적 분열과 갈등이 더욱 심화됐고, 앞으로도 이러한 상처와 갈등이 쉽사리 봉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아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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