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한덕수, ‘사후 계엄 선포문’ 허위공문서 작성 유죄…윤석열과 같은 판단

경향신문
원문보기

한덕수, ‘사후 계엄 선포문’ 허위공문서 작성 유죄…윤석열과 같은 판단

속보
정청래 "조국혁신당, 우리와 합치자"…합당 제안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징역 23년형을 선고받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내란 재판 선고에 출석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징역 23년형을 선고받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내란 재판 선고에 출석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법원은 21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비상계엄 선포문을 사후 작성했다는 혐의(허위공문서 작성)를 유죄로 판단했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도 지난 16일 같은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이날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등을 선고하면서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허위공문서 행사 혐의는 무죄로 봤다.

한 전 총리는 2024년 12월6일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과 공모해 비상계엄 선포문을 사후적으로 작성하고 서명해, 이를 행사할 목적으로 대통령 부속실에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이 같은 행위가 허위공문서 작성이라고 봤지만, 행사에까지 이르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는 공범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가 체포 방해 혐의 등 선고에서 먼저 내린 판단과 같다.

사후 작성된 비상계엄 선포문이 공용서류 및 대통령기록물이라는 판단도 윤 전 대통령 선고 때와 같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문 표지에 피고인과 김 전 장관이 부서하고 윤 전 대통령이 서명하는 것은 결재권자의 결재에 해당한다”며 “이로써 공문서로 성립하고 그에 따라 대통령기록물로 생산됐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비상계엄 선포문을 폐기한 행위도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및 공용서류 손상죄로 인정됐다. 한 전 총리는 2024년 12월8일 강 전 실장에게 전화해 “사후 서명한 것이 알려지면 논란이 될 수 있으니 내가 서명한 것을 없던 것으로 하자”고 강 전 실장에게 요청했고, 강 전 실장은 이를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승인을 받아 사후 작성된 계엄선포문을 폐기했다.

한 전 총리 측은 “전체가 아니라 내 서명 부분만 파기 요청했고, 추후 윤 전 대통령 등의 서명을 거쳐 대통령기록물로 거듭날 것을 몰랐다”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강 전 실장이 (사후 작성된) 비상계엄 선포문 표지를 사용할 걸 인식하면서 논란을 의식해 폐기를 요구하기도 했다”며 한 전 총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헌법재판소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집무실에서 계엄 관련 문건이 오고 간 적 없다’고 부인한 진술에 대해 재판부는 위증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대통령집무실에서부터 국무총리실을 벗어나기까지 해당 문건을 줄곧 주머니에 넣어 소지했다는 점에 집중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통령집무실에서 받은 뒤) 하의 뒷주머니, 상의 안주머니에 넣어 가져간 문건을 단순히 총리 집무실에서 세단기로 폐기한 게 아니라 외부로 가지고 나가 별도 폐기했거나 아직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단정적으로 “문건을 받은 적 없다”고 진술한 점을 지적하며 위증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학력, 경력, 사회적 지위 등 제반 사정을 더해 종합하면 불과 3개월만에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문, 포고령, 비상계엄 관련 지시사항 문건, 비상계엄 선포문을 받은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주장은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계엄 관련 문건을 전달하는 것을 못 봤다’는 취지의 헌재 진술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같은 날 오후 10시43분쯤 대접견실 탁자에 놓인 계엄 선포문 등 문건을 한데 모아두는 것을 (피고인은) 모두 지켜봤다”며 위증이라고 판단했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