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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스터 이전, 정부가 못 뒤집어···전력·용수 부족해 설득·유도는 가능"[李대통령 신년 회견]

서울경제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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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스터 이전, 정부가 못 뒤집어···전력·용수 부족해 설득·유도는 가능"[李대통령 신년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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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남 이전론'에 일단 선그었지만
기업 지방으로 갈 여건 조성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일부 호남 의원들 중심으로 제기된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에 대해 “정치권이 기업에 부탁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력과 용수 문제를 들어 “설득이나 유도는 할 수 있다”면서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정부 정책으로 결정해놓은 것을 제가 뒤집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들은 돈이 되면 부모가 말려도 하고 돈이 안 되면 아들이 부탁해도 안 한다”며 “경제적 유인이 가장 중요하다. 누가 손해나고 망할 일을 하겠냐”고 했다. 앞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고민’ 발언을 시작으로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호남 이전론이 확산되자 이 같은 주장에 선을 그은 것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전력·용수·송전 등 인프라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3기가와트(GW)의 전력이 필요한데 13GW면 원자력 발전소 10개가 있어야 한다”며 “전력을 어디서 해결할 것인가. 남부에서 송전망을 만들면 남부에서 가만 있겠냐”고 말했다. 또 “용수는 어떻게 할 것이냐”며 “한강 용수 다 써 가뭄이 와서 수량이 부족해지면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는 어떻게 하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지산지소’, 전기가 생산되는 지역에서 쓰이게 해야 한다는 것이 대원칙”이라며 “지금처럼 수도권으로 다 몰아 지방에서 전기를 생산해 송전탑을 대대적으로 만들어 끌어오는 것은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데 가서 해도 지장이 없거나 손해가 안 나게, 아니면 이익이 되도록 만드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며 “에너지는 많이 들지만 국민이 힘을 모아주면, 또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주면 어쨌든 거대한 방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기업이 (지방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장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를 옮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기업들에 필요성을 설득할 수는 있다는 취지다.

미국의 반도체 100% 관세 부과 계획에는 “격렬한 대립, 불안정 국면에서는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예상치 못한 요소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에 너무 일희일비하면 중심을 잡을 수 없다”며 “이럴수록 자기중심을 뚜렷하게 가지고 정해진 방침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럴 경우에 대비해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게 하겠다’는 합의를 해놓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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