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 권리 명시 ‘일하는사람법’
‘5월 입법’ 앞두고 국회 공청회…기대와 우려 공존
‘5월 입법’ 앞두고 국회 공청회…기대와 우려 공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안호영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와 여당이 특수고용직·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 등 법적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의 권리를 명시한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일하는사람법)’ 제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강행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21일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 공청회를 열었다. 참석한 전문가와 노동계 인사들은 기존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던 노동자들의 권리를 법으로 천명했다는 점에서 제정 취지에 공감을 표했다. 다만 “노동자가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는 이유로 불이익 처우를 했을 때 부과되는 500만원의 과태료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강행 규정이 거의 없다”며 보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연계 법안 정비해야”
정부가 현행 근로기준법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 등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20일 서울 시내에서 오토바이를 탄 배달 노동자가 이동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
신언직 사단법인 풀빵 노동공제학습원 원장은 불이익 처우에 대한 과태료 500만원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다. 신 원장은 “과태료 500만원 이하는 쿠팡과 같은 대규모 플랫폼 기업에게 사실상 억지력이 되기 어렵다”며 “최소 2000만원 이상으로 상향하고, 중대한 위반 행위는 형사처벌 조항을 함께 도입해 법의 실효성과 강제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신 원장은 유급 휴식권과 작업중지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면 사용자가 책임을 회피할 수 없도록 하고, 사후적 판단에 좌우되지 않도록 하는 원칙을 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은정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도 “산업안전보건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노동자에게도 작업중지권을 보장하고, 휴식권 보장을 위해 노동시간 배치와 관련한 입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법이 선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연계 법안 정비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위험성 평가와 감정노동 보호 규정을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하고,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도 연동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회보험 당연 가입과 플랫폼 노동자를 포함한 부분실업급여 제도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송명진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사무국장은 제정안 자체가 분쟁조정 중심으로 설계돼 이행 강제와 직접 구제 수단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분쟁조정 절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조문 보완과 신청 기간의 현실화, 제재 대상 확대와 가중 처벌 검토가 필요하단 것이다.
이날 공청회는 야당 불참 속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의원 참석으로 진행됐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60시간 이상은 노동하면 안 된다는 정도의 강행 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주영 민주당 의원도 “과태료를 2000만원으로 올리고, 형사처벌 조항을 도입하는 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노동부 “후속 입법 빠르게 추진할 것”
고용노동부는 ‘일하는 모든 사람은 노동자’임을 선언하는 제정안의 의미를 강조했다. 개별 노동관계법에 대한 우선 적용 효력이 없어 단기적으로는 큰 효과가 없어보일지라도, 향후 관련 법률을 제·개정할 때는 이 법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해 의미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허기훈 고용노동부 노무 제공자지원과장은 “일하는사람법은 뒤늦게 태어난 기본법”이라며 “지금은 근로기준법의 위상이 더 높아보일 수 있지만, 나중에는 일하는사람법의 위상이 훨씬 더 공고해지고 근로기준법은 개별법으로써 일하는사람법의 헌법 정신을 받아들여 바뀌어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후속 입법 계획을 의심하지만 이재명 정부는 후속조치를 빠르게 추진할 것”이라며 “(국회 논의에서) 처벌 조항과 관련한 보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남희 기자 nami@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