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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北이 핵 포기하겠나···비핵화 이상 좇다가 핵무기만 계속 늘어"

서울경제 유주희 기자,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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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北이 핵 포기하겠나···비핵화 이상 좇다가 핵무기만 계속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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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신년 회견
"핵무기 연간 10~20기 생산 가능"
개발중단·핵군축·비핵화 협상 등
현실 직시한 '3단계 접근법' 제시
비핵화 포기 질문에 "실용적 접근"
"중국에 서해 수색 합동훈련 요청"
한중·한일 대립보단 협력에 방점


이재명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실용을 강조했다. 북한의 핵 포기라는 ‘이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시점에서 핵 개발 중단, 핵군축, 비핵화의 3단계 접근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이야기다. 한중·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갈등 관리를 기반으로 한 협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공식적인 핵보유국 인정을 갈망하는 본질은 체제 보존 욕구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짚었다. ‘북한 비핵화’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엄연한 현실과 바람직한 이상이 쉽게 공존하기는 어렵다”면서 “지금까지는 이상을 꿈꾸면서 현실을 외면했지만 그 결과 (북한의) 핵무기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역대 정부와는 다른 해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현재 북한은 연간 핵무기 10~20기를 추가로 제작할 수 있는 분량의 핵 물질을 생산하고 있다”며 “북한이 체제 유지에 필요한 핵무기 체계 등을 모두 확보한 후 해외로 이전하면 전 세계에 위험인 만큼 현실을 인정하되 이상을 포기하지 않는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북한은 최소 50기, 많게는 100~150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뿐 아니라 핵잠수함도 개발 중이다. 미국으로부터 선제적인 핵 공격을 받더라도 미 본토를 향해 보복할 수 있는 ‘보복 타격(세컨드 스트라이크)’ 능력을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핵 개발 중단 협상(1단계), 핵군축 협상(2단계), 비핵화 협상(3단계) 순의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더는 핵 물질을 생산하지 않고, 해외로 반출되지 않게 하고, ICBM 기술을 더는 개발하지 않게 하는 것도 이익”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똑같이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1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조치로는 남북 간 우발 충돌을 방지하고 정치·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9·19 군사합의 복원 등을 꼽았다.

이러한 접근법과 관련해 ‘비핵화를 포기하는 것이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북한을) 절멸시켜서 없애버릴 수 없다면 실제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실용적으로 접근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보·국방·외교 분야에 관한 한 정략적 접근을 자제하고 힘을 모아가자고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국회의 정쟁뿐만 아니라 정부 출범 후로 계속 불거지고 있는 자주파·동맹파 간 갈등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메이커’ 역할론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지금 통일은커녕 전쟁을 안 하면 다행인 상황인데 (통일을) 조금 뒤로 미루더라도 평화적 공존이 가능한 상황으로 최대한 해나가야 한다”면서 “그 속에서 미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제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약간 독특한 분이시라는 점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는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에 적극적이라는 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이미 ‘합’을 맞춘 적이 있다는 점을 가리킨 것이다.

주변국과의 관계 역시 갈등을 관리하면서 실질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실용주의 원칙을 고수했다. 이 대통령은 이달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갈등 요소도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지금 협의 중인 황해에서의 수색·구조 합동훈련 등 군사안보 분야 협력도, 신뢰 제고도 가능하게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했다. 당시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황해상에서의 대형 해난 사고에 대비해 양국 해군이 합동으로 수색·구조 대비를 갖춰둘 필요성을 시 주석에게 제안한 바 있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 징용 등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한쪽에 매달려 다른 쪽을 희생시킬 필요는 없다”면서 “전면에 내세워 싸우면 여론 결집에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궁극적으로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셔틀외교 복원에 합의했다. 이달 13일에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안보·과학기술 등 포괄적 협력 확대와 조세이 탄광 유해 신원 확인 등에 합의했다.

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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