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울산시장 |
정부와 정치권 주도로 시도 간 광역행정 통합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방정부에 실질적인 권한 이양과 함께 시민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 50% 이상이 동의하면 울산시도 부산시나 경남도 등 주변 지자체와 행정통합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은 2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5극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과 행정통합과 관련해 이같은 입장을 공식화했다.
김 시장은 “과거 시군 통합과 광역시 승격이라는 변화를 경험한 울산도 ‘충분한 권한과 책임을 가진 지방정부는 성장 동력을 만들어낼 역량을 갖출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지방정부의 사무와 권한이 중앙정부에 귀속된 구조”라며 “이 근본적 틀이 바뀌지 않은 채 행정 단위만 확대된다면, 또 다른 지역 간 쏠림 현상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으며 (행정통합은) 정치구호에 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시장은 2022년 무산된 ‘부산·울산·경남 특별 연합’을 예로 들었다. 실질적 권한과 재정이 수반되지 않았기 때문에 광역 발전을 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통합이 울산과 시민에게 실질적 이익이 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한시적 인센티브가 아니라, 미국 연방제에 준하는 수준으로 실질적 권한 이양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세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하고 자치입법권 강화, 지역 특성에 맞는 개발사업 추진 등 지방정부 스스로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민 여론을 수렴해 보겠다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김 시장은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여론조사를 거쳐 50% 이상 동의가 확인되면, 행정 통합을 본격 검토하겠다”며 “행정 통합 논의에서 권한 이양이라는 본질적 과제가 다뤄지도록 정부와 협력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날 김 시장의 기자회견 이후 별도 입장문을 통해 “수도권 일극 체제 대응을 위해 부·울·경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음을 다시 확인했다”며 “재정·사무 분권 등 연방제 수준의 권한 이양을 담은 특별법 제정과 주민투표를 통한 지역민의 의사 결정으로 부·울·경 행정통합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편, 최근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의 최종 의견서를 전달받은 부산과 경남도는 다음 달 초 행정통합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준용 기자 jy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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