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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이어진 귀금속 강세 흐름이 올해에도 지속되면서 시장에서는 금과 은의 ‘동반 랠리’가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금 가격이 10% 이상 상승한 가운데 은 가격은 30% 넘게 뛰며 상승 폭이 더 가파르다. 금과 은이 동시에 강세를 보이는 국면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 랠리는 은의 상대적 강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은 현물 가격은 지난 19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94달러를 넘어섰다. 은 가격은 2011년 온스당 48달러선을 기록한 이후 14달러선까지 내려앉는 후 오랜 기간 횡보세를 이어왔으나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0달러선을 돌파한 이후 '파죽지세'로 오르는 모습이다.
금과 은의 이례적인 동반 랠리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은은 오랜기간 저평가에서 벗어나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금값보다 빠르게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은값은 약 207%, 금값은 약 77% 상승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은값 상승세는 40%를 넘어 같은 기간 10% 남짓 오른 금값 상승률을 여전히 상회하고 있다.
시장은 이같은 동반 랠리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금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화 가치 불안 속에서 안전자산 역할을 이어가는 가운데, 은은 금 대비 접근성이 높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점과 산업 수요 확대라는 두 가지 동력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은 가격 상승은 단순한 경기 민감 자산 반등이 아니라, 금·은 상대가치 왜곡 해소와 산업 수요 구조 변화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라며 "과거 사이클과 달리 재평가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은은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반도체 등 친환경·첨단 산업 전반에 폭넓게 활용되는 핵심 소재다. 특히 태양광 산업에서 은 사용량은 대체재가 제한적이어서 수요 증가가 곧바로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특히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설, 전기차·전력망 투자 등 전기화(Electrification) 흐름이 은 수요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 같은 수요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쉽게 꺾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은 가격의 하방을 지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 측 요인도 상승 기대를 키운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2026년부터 중국 정부가 은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공급 우려가 부각됐다"며 "은이 전략적 소재로 격상되며 희토류와 유사한 수준의 통제를 받게 된 점이 가격 상승의 주요 트리거"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공급을 통제하고 미국이 핵심 광물 확보에 나서는 구도가 은 가격에 구조적인 상승 압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금 가격 상승기마다 반복돼 온 중국발 투기 수요가 은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옥 연구원은 "중국 내에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투자 수요와 중장년층의 실물 은 매입이 동시에 늘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 인도에서 나타났던 은 투자 붐과 유사한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론도 나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 가격이 온스당 90달러를 넘나들며 심리적 저항선인 100달러에 근접한 만큼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며 "무분별한 추격 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미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와 글로벌 실물 수급 부족, AI·에너지 전환에 따른 구조적 수요는 여전히 은 가격의 중기 상승 동력으로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류소현 기자 sohy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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