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계 노벨상’을 수상한 일본 유명 건축가가 최근 도쿄가 공공성과 지역성을 잃은 채 부유층 중심의 개발 논리에 잠식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24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야마모토 리켄은 최근 일본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강연에서 “지금의 도쿄는 부유층, 더 정확히는 신자유주의자들이 만든 식민지와 같다”고 말했다.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도시의 심장을 파괴하고 있으며, 새로 들어서는 건물들은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없는 공간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도쿄는 오랫동안 끊임없이 변화해 온 도시였다. 노후 건축물은 지진에 강한 구조로 대체되며 자연스럽게 재건이 이뤄졌고, 좁은 골목과 느슨한 용도지역 규제 덕분에 소규모 상점과 술집, 저렴한 주거지가 공존해 왔다. 세계 최대 도시 중 하나임에도 인간적인 규모와 보행 친화성을 유지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본 도쿄 도심 전경. 도쿄 시내 스카이라인 뒤로 도쿄타워가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
2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24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야마모토 리켄은 최근 일본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강연에서 “지금의 도쿄는 부유층, 더 정확히는 신자유주의자들이 만든 식민지와 같다”고 말했다.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도시의 심장을 파괴하고 있으며, 새로 들어서는 건물들은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없는 공간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도쿄는 오랫동안 끊임없이 변화해 온 도시였다. 노후 건축물은 지진에 강한 구조로 대체되며 자연스럽게 재건이 이뤄졌고, 좁은 골목과 느슨한 용도지역 규제 덕분에 소규모 상점과 술집, 저렴한 주거지가 공존해 왔다. 세계 최대 도시 중 하나임에도 인간적인 규모와 보행 친화성을 유지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도쿄의 풍경은 급격히 달라졌다고 그는 지적했다. 유리와 철골로 된 조각 같은 건물들이 곳곳에 들어서며 고급 사무실과 부티크, 초고가 아파트가 도시를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타워 맨션’으로 불리는 고층 콘도미니엄은 도심 인구 밀집 해소를 명분으로 빠르게 늘어났다. 부동산 데이터 업체 도쿄 칸테이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도쿄 수도권에 들어선 타워 맨션 건물은 812채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약 4분의 1이 최근 10년 새 지어졌다.
사무실 개발도 급증했다. 경제전문지 도요 케이자이에 따르면 2024~2026년 사이 도쿄에 공급될 대형 오피스 개발 규모는 약 180만㎡로 추산됐다. 야마모토는 이러한 흐름이 도시의 다양성과 생활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봤다.
그는 개발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개발업자들은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문제는 최근 도쿄에서 추진되는 대형 프로젝트의 성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대형 부동산 개발사 모리 빌딩이 도쿄의 대표적인 부촌인 롯폰기·아자부 일대에 조성한 ‘힐스’ 시리즈를 예로 들며 이 같은 대규모 복합단지들이 사실상 부유층만을 위한 공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쇼핑·업무·주거 기능을 한데 모은 이 단지들은 외형상 도시의 랜드마크처럼 보이지만, 일반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기는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야마모토는 일본 건축계의 거장들까지 직접 언급하며 이례적으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구마 겐고와 안도 다다오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들이 설계할 때 정말 공동체를 고려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대형 개발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건축가들 역시 자본 논리에 편승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였다.
야마모토는 “개발업자들이 모든 땅을 사들이고 또 다른 ‘힐스’가 반복적으로 들어설 것”이라며 “전문가들이 나서 도쿄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윤미 기자(yu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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