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나무로는 집 못 짓는다”…방첩사 해체·군 정보기관 전면 쇄신 주문
12·3 비상계엄 진상 규명 강조…수사·정보·보안 기능 분리 본격화
내주 방일 국방장관 회담…한일 군사교류 재가동·대북 억지력 강화 모색
12·3 비상계엄 진상 규명 강조…수사·정보·보안 기능 분리 본격화
내주 방일 국방장관 회담…한일 군사교류 재가동·대북 억지력 강화 모색
안규백 국방부 장관. 국방부 제공 |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해체를 앞둔 방첩사령부에 대해 “썩은 나무로는 집을 지을 수 없다”며 과거와의 완전한 단절을 주문하고, 군 정보·수사기관 전반의 환골탈태를 강조했다. 안 장관은 아울러 다음 주 일본을 방문해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회담을 열고, 한동안 경색됐던 한일 군사교류 재활성화에도 나설 예정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안 장관은 21일 방첩사를 방문해 정보사령부와 국방부 조사본부를 포함한 군 정보·수사기관 3곳의 업무보고를 받고, 12·3 비상계엄 이후 핵심 개혁 과제 이행 상황과 준비 상태를 현장에서 점검했다. 문민 국방부 장관이 군 정보·수사기관 업무 전반을 직접 점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장관은 방첩사에 대해 “국민의 냉혹한 시선을 직시하고 뼈를 깎는 성찰로 과거와 완전히 단절하라”고 지시했다. 안 장관은 “보안사부터 기무사, 안보지원사, 방첩사에 이르기까지 국군 역사상 이처럼 이름이 여러 차례 바뀐 조직은 전무하다”며 조직 존립과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 개혁을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방첩사는 연내 해체를 앞두고 있으며, 안보수사 기능은 조사본부로, 방첩정보·보안감사 기능은 신설될 국방부 직할기관(가칭 국방안보정보원·중앙보안감사단)으로 각각 이관될 전망이다. 인사첩보·동향조사 기능은 폐지 수순이다.
정보사에는 “정보 역량이 남용되거나 정치적 도구로 전락하는 일이 없도록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고, 조사본부에는 “불법 계엄 진상 규명은 선택이 아니라 역사적 사명”이라며 “수사 기능 이관 이후 제기되는 권한 집중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더 높은 윤리 기준과 전문성으로 존재 이유를 증명하라”고 당부했다. 박정훈 조사본부장(직무대리)에게는 북한 침투 무인기 관련 조사·수사를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게 철저히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안 장관은 다음 주 방일해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갖는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안 장관은 오는 29일 일본을 방문해 회담을 마친 뒤 31일 귀국하는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회담 장소로 미 해군 기지가 있는 가나가와현 요코스카가 검토되고 있으며, 양측이 미 해군 기지를 찾아 한미일 안보협력 의지를 확인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11월 일본이 한국 공군 항공기 급유 지원을 중지하면서 냉각됐던 방위 당국 간 교류를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당시 일본은 독도 인근 훈련을 문제 삼아 블랙이글스의 중간 급유를 거절했고, 한국은 일본 자위대 행사·훈련 참여를 보류하며 맞섰다. 그러나 지난달 말 안 장관과 고이즈미 방위상의 통화를 계기로 블랙이글스 일본 경유가 재추진되고, 일본 육상자위대 간부 후보생의 방한 방문 등 교류 재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 재개와 북핵·미사일 위협, 역내 안보 환경 변화 속에서 양국이 실질적 군사협력 복원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