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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톡톡] “관광만으론 한계”… 부산의 ‘해양반도체’ 승부수

조선비즈 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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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톡톡] “관광만으론 한계”… 부산의 ‘해양반도체’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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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가 침체된 지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승부수로 ‘해양반도체’를 선택했습니다. 관광·서비스업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산업 구조를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전력반도체와 조선업을 결합한 해양반도체라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수직 구조의 전력반도체./온세미 제공

수직 구조의 전력반도체./온세미 제공



부산시는 지난 19일 ‘K-해양반도체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었습니다. 행사에는 박형준 시장을 비롯해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등 반도체 기업과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사 대표·임원 15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변환·분배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반도체가 정보의 ‘기억’을 담당한다면, 전력반도체는 장치에 맞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항공·우주 등 미래 산업 전반에 필수적이며, 일반 반도체 대비 수익성이 최대 10배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분야로 꼽힙니다.

부산시가 신산업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뚜렷한 위기 지표가 있습니다. 부산상공회의소의 ‘부산지역 제조업 기술수준 동향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375개 제조기업의 제품 출하액 가운데 고위기술군 비중은 6.1%에 그칩니다. 전국 평균(24%)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반도체·이차전지·의약품 등 성장 산업 기업이 지역에 거의 없다는 의미입니다.

부산 기장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부산시 제공

부산 기장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부산시 제공



인구 감소도 심각합니다. 1995년 388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부산 인구는 2023년 330만 명 선이 무너졌고, 2034년에는 200만 명대 진입이 전망됩니다. 경제 규모에서도 ‘제2도시’ 위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국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부산의 명목 지역내총생산(GRDP)은 121조670억 원으로, 인천(125조5920억 원)에 2년 연속 뒤졌습니다.

대기업 부재로 인한 일자리 부족은 구조적 문제로 지적됩니다. 2024년 매출 기준 전국 100대 기업 중 부산 기업은 전무합니다. 매출 1000대 기업도 28곳에 불과해, 2015년(41곳)과 비교하면 10여 년 만에 13곳이 줄었습니다.


현재 부산 경제를 떠받치는 산업은 관광 중심의 서비스업입니다. GR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웃돕니다. 다만 그 내용은 어떨까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수는 300만 명을 넘었지만, 코로나19 이전 최고치였던 2016년과 비교하면 증가율은 2%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단기간에 지역 경제를 견인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입니다.

부산신항 5부두 전경.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신항 5부두 전경. /부산항만공사 제공



이에 부산시는 기장군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 일대 59만㎡(약 17만8500평)를 전력반도체 클러스터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이미 30여 개 기업이 입주를 확정했고, 70여 개 기업이 추가 입주 의향을 밝힌 상태입니다. 부산시 관계자는 “기업 수요를 반영해 단지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시의 최종 목표는 해양반도체입니다. 반도체 기업이 선박용 전력·제어 반도체를 설계·생산하고, 조선사가 이를 실제 선박에 적용해 검증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입니다. 박 시장은 “반도체 산업의 적용 무대를 해양으로 확장하는 첫걸음”이라며 “부산을 세계가 주목하는 해양반도체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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