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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법원, 아베 전 총리 살해범에 무기징역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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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법원, 아베 전 총리 살해범에 무기징역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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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7월 당시 아베 신조 전 총리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야마가미 데쓰야가 일본 나라현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022년 7월 당시 아베 신조 전 총리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야마가미 데쓰야가 일본 나라현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격으로 살해한 범인이 21일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일본 나라현 지방재판소는 이날 아베 전 총리를 사제총으로 쏴 살해해 살인죄 등으로 기소된 야마가미 데쓰야(45) 피고가 “비열하고 매우 악질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다나카 신이치 재판장은 “범행은 피고의 결단으로 이뤄진 것이며 성장 배경이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통일교로 인한 가정불화가 범행 원인’이라는 피고 변호인의 주장을 일축했다. 야마가미는 가슴 앞에 손을 모으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판결을 들었다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전했다.



야마가미는 2022년 7월 일본 나라시 한 전철역 앞에서 참의원 선거 지원 연설에 나선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해 10월부터 재판을 받아왔다. 그는 통일교 신도였던 어머니가 남편(야마가미의 부친)의 사망보험금과 가족들이 함께 살던 집까지 팔아 1억엔(약 9억3천만원) 넘는 헌금을 하면서 가정을 무너뜨린 데 대해 오랜 기간 원한을 품었다.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 관련 단체에 보낸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본 뒤, “통일교와 정치의 핵심 연결고리”라고 생각해 그를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살인죄 외에도 총포도검법 위반, 무기 등 제조법 위반, 화약류취급법 위반, 건조물손괴죄 등으로 기소됐다. 하지만 가장 중한 범죄였던 살인죄를 첫 공판 때부터 인정했던 터라 재판에 대한 관심은 유무죄 여부보다 형량에 쏠려 있었다. 앞서 검찰은 15차례 공판 끝에 “악질적인 면과 위험성이 비슷한 범죄 중에서도 가장 중하고 감경 사유도 없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재판 과정에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도 대리인을 통해 “갑자기 남편을 잃은 상실감은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며 “죗값을 받기를 요구한다”는 의견을 냈다. 판결 뒤에는 “오늘 판결로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뒤 길었던 날들에 하나의 단락이 생겼다고 느낀다”고 했다. 반면 변호인은 “어머니의 통일교 고액 헌금 등으로 가정에서 ‘종교적 학대'를 받아 절망 끝에 저지른 범행”이라는 논리로 20년 이하 유기징역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피해자(아베 전 총리)에게는 어떤 잘못도 없었다”며 검찰 구형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날 재판부의 선고 공판이 이뤄지면서 아베 전 총리 총격 살해 사건은 발생 4년, 재판 개시 3개월여 만에 1심이 마무리됐다. 야마가미가 1심 판결에 불복할 경우, 2주 안에 항소할 수 있다. 아사히신문은 “통일교 쪽에 이번 판결에 대한 견해를 물었지만 ‘언급할 게 없다’고 답변해왔다”고 전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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