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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아무리 몰려와도 끄떡없다"···3년 생존율 1위 차지한 직업은 바로

서울경제 김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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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아무리 몰려와도 끄떡없다"···3년 생존율 1위 차지한 직업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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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보다 많은 업종이지만 1년·3년 생존율 모두 1위를 기록한 분야가 있다. 바로 미용업이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직업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미용업은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대표 업종’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1일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용업의 1년 생존율은 91.1%, 3년 생존율은 73.4%로 집계됐다. 신규 사업자 수가 많은 상위 20개 생활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100대 생활 업종 평균 생존율은 1년 77.9%, 3년 53.8%에 그쳤다. 창업은 많지만 폐업도 잦은 자영업 시장에서 미용업은 예외적인 안정성을 보인 셈이다.

업소 수 역시 압도적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미용실과 이발소는 12만9491곳으로, 편의점(5만2164곳)의 두 배를 훌쩍 넘고 커피음료점(9만4215곳)보다도 37% 이상 많았다. 미용업 공급 과잉 우려 속에서도 높은 생존율을 유지하는 배경에 업계와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AI 대체 불가성”을 꼽는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전 세계 436개 세부 직업을 AI 노출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미용·이발 등 퍼스널 케어 서비스 직종은 AI 대체 위험이 낮은 그룹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AI는 사무·지식 노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반면 손기술과 대면 서비스, 즉각적인 판단이 필요한 직무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분석이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온다. 뉴질랜드 최대 직업교육기관 스킬스그룹은 AI 시대에도 장기 경쟁력을 유지할 직업으로 미용을 비롯해 전기, 배관, 요리 등을 꼽았다. 기관 인사담당자는 인간의 판단력·손기술·창의성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AI가 미용업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영향의 방향은 ‘대체’가 아니라 ‘보완’에 가깝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직업 분석 플랫폼 잡리퍼에 따르면 미용·이발 분야에서 AI에 대한 저항력이 높은 핵심 역량으로는 대인관계 및 감성 지능, 정교한 손기술, 스타일링의 창의성이 꼽힌다. 이에 따라 미용사·이발사는 AI 대체 위험도가 낮은 직군으로 분류되지만, 업무 방식 자체는 단계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력 초기 미용사는 여전히 커트·염색 등 숙련이 필요한 실무 기술과 고객 응대가 업무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단계에서 AI는 예약 관리, 고객 정보 정리, 매장 운영 보조 등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중급 이상 미용사로 올라갈수록 AI 활용 범위는 넓어진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스타일 제안, SNS 콘텐츠 제작, 개인 브랜드 강화 등에서 AI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용업의 본질적인 영역은 여전히 인간의 몫으로 남을 것이라고 본다. 스타일 추천이나 증강현실(AR)을 활용한 헤어 시뮬레이션, 온라인 예약·CRM 시스템 등은 이미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지만 고객과의 신뢰 형성, 미세한 손놀림, 현장에서의 즉각적인 판단은 자동화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제인 케넬리 스킬스그룹의 인사담당 이사는 “미용을 비롯한 숙련 기술 직업은 인간의 판단력과 손기술, 창의성, 현장 대응력이 핵심”이라며 “AI가 레시피를 따라 할 수는 있어도, 상황을 읽고 결과를 완성하는 역할은 결국 사람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김여진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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