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각)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최근 상어 공격이 잇따르면서 해변이 폐쇄된 가운데 퀸즈클리프 해변에서 시민들이 “상어 출몰”, “해변 폐쇄” 등이 적힌 경고 표지판 앞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일대 해변에서 사흘 동안 상어가 네 차례 사람을 공격해 2명을 중태에 빠뜨렸다. 일대 해변은 모두 폐쇄됐다. 최근 폭우로 황소상어가 몰려들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 것이 연쇄 공격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각) 오스트레일리아 공영 에이비시(ABC) 방송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오전 9시께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300여㎞ 떨어진 미드 노스 코스트의 포인트 플로머 해안에서 파도타기를 하던 39살 남성이 상어의 공격으로 경상을 입었다. 현지 해상구조 대원은 에이비시에 “서핑보드가 (상어 공격) 충격의 대부분을 흡수한 것 같다”며 “그는 스스로 해안으로 헤엄쳐 나왔고, 그곳에서 지역 주민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오후 시드니 항구 보클루즈 해변에서 수영하던 12살 소년이 상어의 공격으로 두 다리를 잃고 중태에 빠졌다. 전날에는 시드니 북부 디와이 해변에서 파도타기를 하던 11살 소년이 상어 공격을 받았고, 같은 날 시드니 북부 맨리 해변에서 20대 남성이 파도타기를 하다가 상어에게 다리를 물려 위독한 상태다.
이처럼 상어에 의한 인명피해가 잇따르자, 당국은 시드니 북부 일대의 30여개 해변을 모두 폐쇄했다.
황소상어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전문가들은 최근 며칠 폭우로 시드니 항구와 인근 해변에 강물과 빗물이 유입되면서 이러한 환경을 선호하는 황소상어가 이 일대에 몰려든 것으로 추정했다. 황소상어는 따뜻하고 얕은 해안이나 강에 서식하는 상어로 얕은 물을 선호해 다른 상어보다 인간에 끼치는 위협이 큰 상어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이들은 다른 상어들에 비해 크기가 작다 보니 여러 차례에 걸쳐 무는 특성이 있다. 상어 전문가 에이미 스무시 수산학자는 황소상어가 최대 50년까지 살 수 있으며 섭씨 19도 이상의 수온을 선호한다고 가디언에 설명했다.
이들은 수온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상어 생태 및 행동 전문가인 롭 하커트 맥쿼리 대학교 명예교수는 강우량과 시기가 이런 비극이 발생하기 “완벽한 조건”을 만들었다고 봤다. 그는 가디언에 “황소상어의 경우 물릴 가능성은 담수 유입량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새끼 황소상어는 바다로 이동하기 전까지 몇 년 동안 강어귀에서 생활할 수 있는 만큼 민물이나 염도가 낮은 물에도 적응할 수 있다.
상어 정책 전문가인 크리스 페핀 네프 시드니 대학의 공공정책 부교수는 에이비시에 “(주말 사이) 매우 강한 폭우가 내렸고 짧은 시간에 약 125㎜의 비가 쏟아졌다. 시드니 하버 지역에는 강수량이 20㎜만 넘어도 박테리아 수치가 매우 높아져 미끼 물고기들을 끌어내고, 이를 따라 황소상어들이 수면 가까이로 몰려오게 된다”며 “이런 시기에 물에 들어가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비는 바다 해변과 항구 해변 모두에서 문제가 되는데, 탁하고 거품이 있는 바닷물과 그 안에 섞인 오염 물질이 결합하면 황소상어가 먹이를 찾아 연안으로 들어오긴 좋은 조건이 만들어진다.
지난해 6월 기준 오스트레일리아 상어 사고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19세기 초 기록이 시작된 이래 황소상어에 의한 상어 물림 사고는 212건으로 전체 사고의 약 16%를 차지한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대부분 치명적인 상어 물림 사고는 황소상어가 원인이다.
본드대학교의 상어 물림 전문가인 대릴 맥피 박사도 1980년에서 1994년 사이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서퍼들이 물린 사례가 단 4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0년에서 2019년 사이 이 수치가 약 60건으로 급증했다. 맥피 박사는 “상어 물림 사고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고래 개체 수 증가로 인한 백상아리 먹이 증가, 해양 생물 증가, 그리고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으로 황소상어가 시드니 해역에 전보다 더 오래 머무르는 것”을 꼽았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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