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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 의혹 에스텔엔지니어링, 군납 목표로 '저가형 정찰 무인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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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 의혹 에스텔엔지니어링, 군납 목표로 '저가형 정찰 무인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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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경합동조사TF가 '북한 무인기 사건' 피의자 세 명과 이들이 윤석열 정부 시절 대북 침투용 무인기 제작을 위해 공동 설립한 회사 '에스텔엔지니어링'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이들은 국가 과제 수주와 군대 납품을 목표로 '저가형 정찰 무인기'를 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인기 제작사 설립 목적은 대북 대응, "저 거지 같은 애들도 하는데 왜 우린?"
지난 17일 뉴스타파는 에스텔엔지니어링의 존재 사실을 최초 보도했다. (관련 기사: "무인기 내가 보냈다" 대학원생, 윤석열 정부 때 설립된 '대북 침투용' 무인기 제작사 근무 / https://newstapa.org/article/hAZAU)

에스텔엔지니어링은 최근 언론을 통해 '북한 무인기 사건'을 자백한 오 모 씨가 대학 후배인 장 모 씨,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의 북한팀 팀장이던 김 모 씨와 2023년 9월 공동 설립한 무인기 제작사다. 오 씨와 장 씨가 각각 이사와 대표를, 김 씨는 '대북 전문 이사'를 맡았다.

뉴스타파는 추가 취재 과정에서 대북 전문 이사 김 씨의 유튜브 인터뷰 영상을 발견했다. 2025년 1월 13일 업로드 된 세 편짜리 영상으로 2시간 30분 분량이다. 이 영상을 통해 에스텔엔지니어링과 관련한 새로운 정보들이 여럿 확인됐다.

먼저, 에스텔엔지니어링의 설립 동기는 윤석열 정부 때인 2022년 12월 발생한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 사건이었다.


사실 저희가 시작한 이유가요. 딱 이거예요. 22년 말에 북한 애들이 서울로 무인기를 보낸 적이 있었어요. 그거 보고 '야 저 거지 같은 애들도 하는데 왜 우린 못하지?'
- 에스텔엔지니어링 김 모 대북 전문 이사 인터뷰(2025.1.13.)



'북한 무인기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에스텔엔지니어링의 대북 전문 이사 김 모 씨(오른쪽)의 인터뷰 영상. 2025년 1월 13일 모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된 세 편짜리 영상으로 2시간 30분 분량이다.


"경쟁이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저희는 아예 싼 걸로"... 국가 과제 수주·군납 목표
영상에서 김 씨는 무인기와 관련한 국가 과제 수주와 군대 납품 시장이 이미 대기업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고 설명허면서, 에스텔엔지니어링은 대기업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무인기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인터뷰의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에스텔엔지니어링의 무인기는 민간 판매용이 아니다. 국가 과제 수주, 군대 납품 등이 목표였다.

○진행자: 우리나라도 무기 강국이고… 아직까지 드론 무기들이 활성화가 안 돼 있나요?
●김 모 씨: 되어 있는데요.
○진행자: 충분히 엄청 좋은 거 많을 거 같아요. 뭐 본 적은 없지만.
●김 모 씨: 그런데 그게 국방부와 결부되어 있는 업체에서만 나오는 거라.
○진행자: 그쵸. 비밀리에 만들고 그렇겠죠?
●김 모 씨: 예, 대부분 국가 과제로만.
○진행자: 이미 대기업들이 만들고 있을 거 같은데?
●김 모 씨: 예, 대기업들이 만들고 있습니다.
○진행자: 경쟁이 되겠습니까?
●김 모 씨: 그러니까 저희는 아예 싼 걸로. 아예 싼 걸로.
○진행자: 저렴한?
●김 모 씨: 네.
- 에스텔엔지니어링 김 모 대북 전문 이사 인터뷰(2025.1.13.)


무인기 스펙 ① "한 대에 200만 원이 안 됩니다"
김 씨에 따르면, 에스텔엔지니어링에서 제작하는 무인기 가격은 '대당 200만 원 미만'이다.


●김 모 씨: 사실 비용도 그렇게 비싸지가 않습니다. 저희가 만드는 무인기도요. 한대에 200만 원이 안 됩니다, 고정익 무인기가.
○진행자: 아, 멀리까지 가는 비행기?
●김 모 씨: 예, 꽤 멀리까지 가는 게 200만 원이 안 됩니다.
- 에스텔엔지니어링 김 모 대북 전문 이사 인터뷰(2025.1.13.)


무인기 스펙 ② "저희는 멀리 가는 고정익 비행기를 만듭니다"
김 씨는 영상 인터뷰에서 "에스텔엔지니어링은 고정익 비행기만을 생산한다"고 말했다. '고정익 비행기'는 비행기 동체에 날개가 고정되어 있는 비행체다. '회전익 비행기'(헬리콥터나 프로펠러가 여러 개인 일반적인 드론)보다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김 모 씨: 무인기가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프로펠러 같은 게 네 개 이상 달린 쿼드콥터라는 게 있고요... 저희는 멀리 가는 고정익 비행기를 만듭니다.
- 에스텔엔지니어링 김 모 대북 전문 이사 인터뷰(2025.1.13.)


최근 채널에이를 통해 '북한 무인기'를 자백한 오 씨가 북한에 보냈다고 주장하는 무인기 역시 '고정익 비행기'다.


오 모 씨가 “북한에 보냈다”고 주장하는 무인기. 날개가 고정돼 있는 ‘고정익 비행기’다. (출처: 조선중앙TV)


무인기 스펙 ③ "정찰용… 실시간 영상을 보내오는 것도 가능"
에스텔엔지니어링에서 개발한 무인기의 용도는 '정찰'이다. 김 씨는 "무인기-관제 기지의 거리가 40km 이내일 경우, 무인기로 촬영한 '정찰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행자: 지금 무기 만드시는 거예요?
●김 모 씨: 아 저희는 뭐 무기까지 아니고요. 저희는 그 정찰용, 그런 거를 목표로 만들어놨고…
○진행자: 정찰을 하면 그 데이터를 전송을 실시간으로 한다?
●김 모 씨: 할 수 있습니다. 그거 가능한 솔루션도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하긴 뭐 될 거 같긴 하네. 위성으로 한다든지?
●김 모 씨: 위성도 필요 없고요. 그냥 우리 관제하는 기지가 있으면 거기에서 그 전파로 실시간 영상을 보내오는 그런 것도 가능합니다. 저희가 확인하기로 한 40km까지는 되더라고요.
- 에스텔엔지니어링 김 모 대북 전문 이사 인터뷰(2025.1.13.)


무인기 스펙 ④ "경로를 설정해 놓으면 알아서… 어떤 임무도 수행"
김 씨는 에스텔엔지니어링에서 개발·생산한 무인기의 비행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경로 설정만 해두면 무인기가 자동으로 운항한다. 김 씨는 또 "프로그래밍을 잘해 놓으면 어떤 임무도 수행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모 씨: 알아서 가는 거는 시스템 다 돼 있습니다.
○진행자: GPS 이렇게 해가지고 알아서 가는 거예요?
●김 모 씨: 예. GPS도 이제 중국산 GPS 있고 미국산 GPS 있는데 미국에서 쓰는 거 중국에서 쓰는 거 이거 두 개를 다 사용하는 솔루션 같은 게 중국 애들이 다 그 만들어서 나옵니다. 중국 쪽에서. 그래서 그런 거를 이용해서 이제 그 경로를 설정해 놓으면 알아서 가고 프로그래밍을 잘해 놓으면 어떤 임무도 수행할 수 있고.
- 에스텔엔지니어링 김 모 대북 전문 이사 인터뷰(2025.1.13.)


윤석열 정부와의 공모, 일반이적 혐의 연루 등 규명이 수사의 핵심
최근 뉴스타파는 채널에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무인기'를 자백한 오 모 씨가 윤석열 정부 시절 군 정보기관인 정보사령부와 관계를 맺어온 정황도 최초 보도했다. (관련 기사: '무인기 대학원생', 정보사령부 지원받아 '군 공작용 위장 회사' 운영 정황 / https://newstapa.org/article/6XM4r)

보도 다음날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기관이 연관돼 있다는 설도 있다"며 "다시는 이런 짓들을 못하게 엄중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오 씨와의 연관성이 드러난 정보사령부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이에 군경합동조사TF의 강제 수사가 개시된 상황이다.

에스텔엔지니어링의 설립 일자는 2023년 9월 22일이다. 윤석열 정부가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2023년 9월 1일)한 직후에 만들어졌다.

일각에선 ▲오 씨와 정보사령부의 관계 ▲에스텔엔지니어링의 설립 시점을 근거로 윤석열 정부가 에스텔엔지니어링을 통해 대북 도발 목적의 무인기를 공급받으려 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참고로, 윤석열 전 대통령은 '무인기 침투로 북한을 자극해 무력 또는 이에 준하는 수준의 도발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어내려했다'는 일반이적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뉴스타파 임선응 ise@newsta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