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유럽연합(EU)이 이동통신을 넘어 반도체, 클라우드, 에너지 등 18개 핵심 산업 전반에서 중국산 장비를 강제 퇴출하는 입법을 공식화하자, 당사자인 화웨이가 "국적 기반의 명백한 차별"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사이버보안법(Cybersecurity Act)' 개정안을 통해 고위험 공급업체(High-risk suppliers)의 장비를 18개 주요 섹터에서 의무적으로 제거(Mandatory removal)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해당 안은 모바일 통신 사업자들이 고위험 업체 지정 후 36개월 내에 장비를 철거해야 한다는 '데드라인'까지 명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즉각 공식 성명을 내고 EU의 조치가 기술적 합리성을 결여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화웨이 측은 "사실에 기반한 증거나 기술적 기준이 아닌, 국적을 기준으로 특정 비(非)EU 공급업체를 제한·배제하는 입법 제안은 EU의 기본 법 원칙인 공정성, 비차별성, 비례성에 위배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의 국제 무역 의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유럽에서 합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서, 앞으로도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한 "향후 입법 절차의 전개에 따라 법적·제도적 대응을 포함해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EU의 퇴출 법안이 실제 발효될 경우, 국제 투자 분쟁이나 행정 소송 등 가용한 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저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기업 규제를 넘어, 유럽 내에서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의 대리전 양상으로 확전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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