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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에 ‘담합 과징금’ 2720억원 부과

조선비즈 세종=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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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에 ‘담합 과징금’ 2720억원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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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사옥 전경

(왼쪽부터)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사옥 전경



공정거래위원회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담합 혐의에 대해 27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은행들이 서로 짜고 담보인정비율(LTV)을 비슷한 수준으로 정했다는 게 공정위 조사 결과다. 대출 가능한 금액을 결정하는 기준인 LTV가 낮아지면 기업이나 개인은 추가 담보를 제공하거나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 대출을 이용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날 공정위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은 2022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수시로 전국 부동산에 대한 LTV 정보를 주고받았다. 은행은 부동산을 지역별, 유형별로 나눠 LTV를 결정한다. 예컨대 서울에 있는 상가는 60%, 공장은 55%로 정해두는 식이다. LTV는 은행 경영에 직결되는 영업 비밀이다. LTV가 경쟁 은행보다 지나치게 높으면 부실 대출이 생겨 자금 회수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LTV가 지나치게 낮으면 대출 고객을 경쟁 은행에 빼앗길 수 있다.

그런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실무자들은 직접 만나 LTV 정보가 담긴 문서를 서로 교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 실무자들은 문서에 담긴 LTV 정보를 엑셀 파일에 각자 입력한 뒤 문서를 파기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법 위반 가능성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정보 교환의 흔적을 적극적으로 제거한 것”이라고 봤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4대 시중은행이 특정 지역·유형의 LTV가 다른 은행보다 높으면 이를 낮추고 반대로 LTV가 다른 은행보다 낮으면 이를 높였다는 게 공정위 조사 결과다. 담합에 가담한 혐의가 있는 4대 시중은행의 LTV(62.05%)는 그렇지 않은 은행 3곳의 LTV보다 7.5%포인트(p) 낮았다.

4대 시중은행에 대해 공정위는 ‘거래 조건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방법으로 담합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공정거래법 40조 1항 9호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해당 조항이 지난 2021년 12월 말 시행된 이후 처음 적용된 사례가 이번 사건이다.

과징금 액수는 하나은행 869억원, 국민은행 697억원, 신한은행 638억원, 우리은행 515억원 등으로 결정됐다.

세종=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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