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겨레 월례정책조찬회 ‘새 시대를 여는 아침’에서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류우종 선임기자 wjryu@hani.co.kr |
한정애(4선·서울강서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빠르면 올 1분기 안에 배임죄를 폐지하고 대체입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밝힌 ‘똘똘한 한 채’ 보유세 과세구간 세분화 검토 방안에 대해선 “정돈되지 않은 얘기가 시장으로 막 나오는 건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 의장은 21일 아침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겨레 월례 정책조찬회 ‘새 시대를 여는 아침’에 강연자로 나와, 이재명 정부의 주요 경제 정책을 설명했다. 한 의장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해 “성장률이 정체되고 있고, 엘(L)자형 공포에 빠져 있다. 잠재성장률이 1%대 중반까지 하락할 위험에 처한 상태”라고 진단하며 “성장률 반등을 위해 기술 혁신과 구조 개혁이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그 배경으로 관세 전쟁, 공급망 불안정성 확대와 블록화 등으로 인한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를 꼽으며 “한마디로 다극화된 혼란의 세계, 불안정한 균형 속에 우리가 존재하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의 한계점에 온 것”이라고 했다.
한 의장은 올해가 이러한 경제 위기를 기회로 만들 ‘도약의 원년’이 돼야 한다며 정부가 발표한 ‘2026 경제성장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 주식 시장을 보면 거의 반도체가 이끌고 있다. 반도체 단일 엔진(시장 구조)을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며 ‘에이비시디이에프(ABCDEF, 인공지능·바이오·문화콘텐츠·방위산업·에너지·제조혁신)’로 대표되는 첨단전략산업을 키워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의장은 특히 ‘지역주도성장’을 내세웠다. 그는 “올해 지방선거에서 (통합특별시) 선거를 치르려면 광주·전남, 대전·충남 통합특별법 제정은 늦어도 2월 말까지 끝날 것”이라며 “통합특별시 (이전 기업)에 대한 과감한 상속세(부담 완화)를 경제부총리에게 요청해놨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특별시에 아르이100(RE100, 제생에너지 100% 사용)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최고 수준의 재정·세제 지원과 정주 여건을 마련하려 한다. 산단 내 이전 기업의 소득세·법인세는 10년간 100% 감면하고, 그 이후 5년 동안은 50% 감면할 것”이라고 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겨레 월례정책조찬회 ‘새 시대를 여는 아침’에서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류우종 선임기자 wjryu@hani.co.kr |
한 의장은 우리 경제의 이른바 ‘케이(K)자형 성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도 짚었다. 케이자형 성장이란 알파벳 ‘케이’자처럼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맞은 반도체 등 일부 대기업과 고소득층만 부를 쌓고, 그 밖의 산업·지역·서민·청년 등은 불황을 겪으며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한 의장은 “자본 이동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어떤 방식이든 기업들은 (해외로) 나가서 돈을 벌 수 있겠지만, 노동 이동은 그렇지 않다. 해당 기업 주식을 많이 가진 사람들은 주가가 오르니 소득이 늘겠지만, 노동소득에만 의존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케이자형 성장이 더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걸 어떻게 저희가 잘 조율하느냐가 결국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한 의장은 자본시장 구조 개혁과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사주 소각과 관련한 3차 상법 개정안은 오는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재계가 요구하고 있는) 배임죄 폐지와 대체입법 마련은 빠르면 올 1분기 안에, 늦어도 상반기 안에 법제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다음 상법 개정 때 배임죄를 폐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14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똘똘한 한 채’(투자가치가 높은 고가 1주택)의 보유세·양도세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검토 대상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저희도 (현행) 재산세·종합부동산세·양도세가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정돈되지 않은 얘기가 시장으로 막 나오는 건 조심할 필요가 있다. 정부 안이 정돈되면 당·정(여당·정부) 간에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한 의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이재명 정부는 5년이지만, 저의 계획은 2045년 광복 100주년이 됐을 때 대한민국의 세계적 위상을 어느 정도에 위치하게 할 것이냐에 대한 것”이라며 “장기적 로드맵을 짜야 한다. 정부가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장기적 로드맵을 짜야 한다. 2026년을 그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겨레 ‘새 시대를 여는 아침’ 정책조찬회는 매달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주요 정책 입안자들을 초청해 소통하는 자리다. 다음 달 26일 열리는 6회 강연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맡는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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