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프레시안 언론사 이미지

[칼럼] 통합 찬성·반대의 함정…전북의 발전을 멈추게 하는 프레임

프레시안
원문보기

[칼럼] 통합 찬성·반대의 함정…전북의 발전을 멈추게 하는 프레임

속보
트럼프, 그린란드 언급하며 "무력 사용하지 않을 것"
전북의 미래를 둘러싼 논의는 유독 단순한 구도로 반복된다. 통합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전주·완주 통합, 새만금 특별자치단체 논의가 나올 때마다 지역사회는 둘로 갈라지고, 찬반 논쟁 속에서 전북의 시간은 멈춘다.

그러나 이 질문은 전북을 살리지 못한다. 통합이냐 아니냐의 선택은 결과일 뿐, 전략이 아니다.

통합 찬성론은 규모의 논리를 앞세운다. 인구가 줄어드니 합치자, 행정 효율을 높이기 위해 묶자, 그래야 국비를 더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반대론은 정체성과 자치권을 말한다. 지역 소외, 불균형 심화, 갈등 확대를 우려한다.

두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 문제는 이 논쟁이 전북의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한다는 데 있다.


통합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산업이 어디에 집중되고, 사람의 삶이 어떤 공간에서 연결되며, 행정과 재정이 어떤 단위로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계 없이 통합부터 논의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접근이다.

전북은 이미 생활권·산업권·교통권이 시·군 경계를 넘어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찬성과 반대를 외치고 있다.

이 낡은 프레임을 넘어설 대안이 ‘전북형 권역시 설계’다. 이는 전북을 하나로 묶자는 주장도, 잘게 나누자는 주장도 아니다.


전북을 중앙권·새만금권·동부권·남부권의 네 개 권역으로 나누고, 각 권역에 명확한 기능과 역할을 부여하는 구조적 전략이다. 광역교통체계를 기반으로 권역 간 연결을 강화하고, 산업·의료·재정·정주 기능을 권역 단위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이 접근은 찬반 논쟁을 무력화한다. 통합을 원하면 권역 간 기능 연계를 통해 실질적 통합 효과를 만들 수 있고, 통합을 우려한다면 행정구역은 유지한 채 자율성과 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합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작동하게 하느냐’다.


산업 정책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전북의 산업단지는 시·군 단위 경쟁 속에서 중복 조성돼 왔다. 권역 단위 설계는 생산·연구·실증·물류를 하나의 체계로 묶어 산업 생태계를 만든다. 교통과 의료, 재정 역시 생활권 기준으로 재편할 수 있다. 이는 감정의 논쟁이 아니라 실행의 문제다.

▲김성수 세무사 ⓒ

▲김성수 세무사 ⓒ


전북에 필요한 것은 찬성과 반대 중 하나를 고르는 용기가 아니라, 질문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결단이다.

통합 논쟁에 머무는 한 전북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할 뿐이다. 이제 물어야 한다.

전북은 어디에 무엇을 집중하고, 어떤 구조로 성장할 것인가. 답은 프레임 싸움이 아니라 설계에 있다.

※ 외부 기고와 칼럼은 <프레시안>의 편집방침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