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美관세, 이미 적법성 문제 아냐…트럼프, 온갖 수단 동원해 유지할 것”

헤럴드경제 도현정
원문보기

“美관세, 이미 적법성 문제 아냐…트럼프, 온갖 수단 동원해 유지할 것”

서울맑음 / -3.9 °
딘 베이커 美경제정책연구센터 설립자 신년 인터뷰
2008년 미 금융위기 사태 처음 예견
AI 무모한 자금조달, 버블 말기 현상
‘관세 위법’ 판결에도 새 조치로 유지

관세로 세계 성장률 0.1%P 하락 전망
해싯, 연준의장 되면 다수의견 도출못해
‘미 관세 이후’ 무역질서, 中 재편할수도
딘 베이커는 마크 와이스브로트와 함께 미국 경제정책연구소(CEPR)를 공동 설립한 경제학자로, 미시간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주택 및 거시경제, 유럽 노동시장 등을 주요 연구 분야로 다루고 있으며 자신의 블로그인 ‘비트 더 프레스(Beat the Press)’에 경제 논평을 연재하고 있다. 그가 내놓은 분석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시사 월간지 더 아틀란틱(The Atlantic) 등 매체에서 인용되고 있다. 2008년 미국의 주택시장 거품과 그에 따른 경기 침체를 처음 예견한 것으로 유명하다.

딘 베이커는 마크 와이스브로트와 함께 미국 경제정책연구소(CEPR)를 공동 설립한 경제학자로, 미시간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주택 및 거시경제, 유럽 노동시장 등을 주요 연구 분야로 다루고 있으며 자신의 블로그인 ‘비트 더 프레스(Beat the Press)’에 경제 논평을 연재하고 있다. 그가 내놓은 분석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시사 월간지 더 아틀란틱(The Atlantic) 등 매체에서 인용되고 있다. 2008년 미국의 주택시장 거품과 그에 따른 경기 침체를 처음 예견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지난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4.3% 증가하며 ‘깜짝 성장’을 기록했다. 여기에 힘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위대한 미국 경제 수치는 관세 덕”이라며 “미국 경제 수치는 오직 더 좋아질 것”이라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이같은 미국의 3분기 성장이 “인공지능(AI) 거품 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CEPR) 공동 설립자이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2일 헤럴드경제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거품이 붕괴되면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근거가 충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AI 거품론은 여전히 찬반이 갈리는 ‘뜨거운 감자’다. 일각에서는 1990년대 닷컴버블과는 다르다는 반론을 여러 근거로 제시한다. 소규모 벤처, 스타트업이 주도했던 닷컴버블과는 달리 실체가 뚜렷한 빅테크들이 주도하고 있는데다, 엔비디아 등이 놀랄만한 실적으로 성장을 입증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베이커 수석은 “분명히 거품이 존재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2008년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을 처음 예견했던 인물이다.

베이커 수석은 올해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과 AI거품 붕괴 여부가 글로벌 경제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도 AI 거품 붕괴가 몰고 올 경기침체 등에 자연히 따라갈 것이라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첫해를 평가한다면.

▶혼란스러운 한 해였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서 일관된 전략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정 상황에서는 관세 부과에 대한 논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특정 국가나 지도자에 대한 기분에 따라 오르내리는 관세는 물가를 상승시킬 뿐 아니라 장기적 계획 수립 노력을 저해한다.


트럼프는 주요 산업 원자재인 수입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했는데, 철강 노동자 집회 연설 직전 즉흥적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한다. 브라질에 50% 관세를 부과한 이유는 정부가 전복을 시도한 정치적 동맹을 기소했기 때문이다. 인도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이유는 인도 총리가 그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들은 대부분의 사례보다 극단적일 수 있으나, 그가 관세를 설정하는 무분별한 방식을 반영한다. 성장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가 있다. 3분기 강세는 대부분 인공지능(AI) 버블 덕분이다. 트럼프는 AI 분야에 크게 베팅하고 있지만 이 베팅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며, 버블이 터지면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근거가 충분하다.

중국과의 대결은 결국 웃음거리가 됐다. 트럼프는 수차례 세 자릿수 관세를 위협했지만, 결국 관세가 중국보다 미국 경제에 훨씬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한 첨단 컴퓨터 칩 수출 제한 조치조차 철회했다.

트럼프는 정책이 거래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경제 운영에 바람직한 방식이 아니다. 머지않아 우리는 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여부 판결 이후 정책과 교역 상대국 산업에 어떤 변화가 발생할 수 있을까.

▶트럼프는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 경로를 보유하고 있다. 그가 시행할 새로운 관세는 기술적 합법성보다 그의 의지에 더 좌우될 것이다. 트럼프는 법 체계를 악용하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 그는 새로운 관세 조치를 부과할 것이고 그 중 상당수는 불법으로 판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대법원이 다시 사건을 심리할 때까지 유지될 것이다.

원칙적으로 대법원은 합법적이라고 판결될 때까지 관세를 무효화해야 하지만, 이 대법원은 다양한 사건에서 트럼프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데 기꺼이 협력해 왔다. 새로운 관세 조치에 대해서도 다시 그렇게 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관세정책이 미국을 넘어 많은 국가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나.

▶관세 인상 추세는 분명하다. 이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지만, 낮은 장벽을 주장하는 논리 역시 타당하다. 핵심은 어느 국가나 국가 집단이 새로운 무역 협정 체제로의 전환을 주도할 것인가다. 여기서는 중국과 유럽연합(EU)이 유력한 후보다. 전자(중국)가 주도할 가능성이 더 높다. EU와 달리 내부에 정치적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관세 급등이 해롭다는 점은 쉽게 알 수 있다. 기업과 소비자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세를 다시 낮추려면 상당한 정치적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관세정책이 올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관세는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일회성 인상 후 안정화된다면 그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올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속적인 관세 변동은 경제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이는 세계적 경기 침체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글로벌 성장률을 분명히 0.1%포인트 내외로 끌어내릴 수 있다. 다만 (글로벌 경제성장률에는) AI 버블 붕괴가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난해 타결한 한미 관세협상은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이 관세를 낮춘 것은 분명히 긍정적이지만, 관세 인하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아침 식사로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이를 번복할 수 있다는 점(대통령 개인의 변덕에 따라 정책이 변할 수 있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만약 한국 기업들이 어차피 할 투자를 대미 투자 규모에 포함시키는 형태를 취한다면, 큰 단점은 없을 것이다. 다만 어떤 기업이 ‘트럼프의 미국’에서 자금을 위험에 노출시키려할지 의문스럽다.

-AI 거품론 우려가 여전하다.

▶분명히 거품이 존재한다. AI 관련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가까운 미래의 거의 모든 경제 성장 전망과 일치하지 않는다. 이들 주식 가격이 타당하려면, 임금 소득에서 이익 소득으로의 전례 없는 전환이 일어나는 것과 동시에 다른 모든 기업들의 이익 점유율이 AI 기업들로 대대적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는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또한 그들이 필요한 수준의 이익을 창출할 만한 제품을 무엇으로 판매할 수 있을지도 여전히 불분명하다. 게다가 유용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서 훨씬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이는 중국 기업들과의 강력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

거품의 말기에 흔히 나타나는 무모한 자금 조달 방식도 관찰된다. 많은 AI 기업들이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있는데, 대개 대차대조표상 부채로 표시되지 않는 리스 약정 형태다.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유력시된다.

▶현재 해싯을 존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적어도 어느 정도 존중받을 만한 연구를 해온 보수 경제학자였다. (딘 베이커 수석은 헤싯과 함께 몇 편의 논문을 공동 집필한 적이 있다.) 행정부에 합류한 이후 그는 트럼프의 호의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차례 노골적인 거짓말을 서슴지 않았다. 그가 의장으로 임명된다면, 의장이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 내 다수 의견을 전혀 이끌어내지 못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일반적으로 의장이 방향을 제시하면 대부분의 투표권 위원들이 결국 동의하게 된다. 반대 의견은 드물다. 해싯이 (의장이 된다면, 의장이) 통화 정책 투표에서 자주 소수에 속할지라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부분이 불확실하다. 대법원이 트럼프가 이사회 전체를 해임할 수 있다고 판단할지 아직 알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그는 트럼프의 요구를 따르는 해싯의 지도를 따를 사람들을 임명할 것이다. 이는 재앙이 될 것이다.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는 어떻게 전망하나.

▶한두 차례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AI 버블이 붕괴될지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만약 AI 버블이 붕괴된다면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이고, 심각한 침체일 가능성도 있다. 그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지시하지 않더라도 급격한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것이다.

- 지난해 9월 연준 이사로 취임한 스티븐 마이런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인플레이션율은 3.0%에 근접해 연준 목표치보다 1%포인트 높다. 트럼프가 관세 인상을 중단하면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2.0% 목표치를 기록한 지 5년이 지났다. 실업률이 훨씬 더 우려되기에 크게 신경 쓰이진 않지만, 목표치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은 제기된다. 마이런은 단지 정치적 편의를 위해 주장을 펼치고 있을 뿐이다. 이는 통화 정책을 수립하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통상 원화는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이러한 현상을 주도하는 근본적인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비록 연준이 가끔 실수를 할 수는 있었겠지만, 미국은 역사적으로 건전한 통화 정책을 가진 안정적인 국가로 인식돼 왔다.

이제 통화 정책도 다른 정책들과 마찬가지로 비이성적인 대통령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파월 의장이 정책 결정에 최선의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하지만, 투자자들이 그를 트럼프에게 굴복한 것으로 보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이제 금리 인하는 더 강한 성장을 시사하기보다는 진지함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연준이 연방기금 금리를 75bp 인하했음에도 장기 금리는 거의 하락하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 올해 트럼프 행정부와 국내외 질서가 어떻게 재편될 것으로 보는가.

▶트럼프는 이미 극도로 인기가 없다. 특히 암호화폐와 AI 버블이 붕괴되고 베네수엘라를 포함해 다른 국가와 실제로 전쟁을 시작하면 올해 내내 더 인기가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상원도 상당히 유력하다. 도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