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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안진 대표 선임 난항…도마위 오른 ‘로컬 독립성’

헤럴드경제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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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안진 대표 선임 난항…도마위 오른 ‘로컬 독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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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줄사퇴·재출마 등 선임 혼선
‘해외본사가 후보지명하나’ 우려도
딜로이트안진 [연합]

딜로이트안진 [연합]



딜로이트안진이 7년 만에 리더십 교체 과정에서 진통을 앓고 있다. 후보들의 줄사퇴와 선임 절차 연기 사태 내막에는 글로벌 딜로이트의 영향력이 있는 게 아니냐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로컬 회계법인의 독립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딜로이트안진은 이번주 중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위한 최종 신임투표를 진행한다. CEO추천위원회는 12일 길기완 재무자문부문 대표를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당초 딜로이트안진은 지난해 10월부터 차기 CEO 선임 레이스를 시작해 지난달까지 이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당시 길 대표를 비롯해 장수재 회계감사부문 대표, 권지원 세무자문부문 대표, 서정욱 감사그룹장 등 4명이 출사표를 던지며 경합을 벌였다.

그러나 장 대표를 제외한 3명이 중도 사퇴하며 제동이 걸렸다. 안진 규정 및 글로벌 딜로이트의 원칙상 ‘단수 후보’로는 투표를 진행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단일 후보 체제로 절차가 중단됐다가 사퇴했던 길 대표가 재출마하는 혼선 끝에 절차가 연기되는 파행을 겪었다.

문제는 후보 사퇴 배경이다. 글로벌 본사 딜로이트 아시아퍼시픽(AP)이 일부 후보의 경력을 문제 삼으면서 중도 사퇴가 이어졌고, 선임 절차의 투명성에 대해 후보들이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전언이다. 딜로이트 AP의 후보 평가 기준과 개입을 두고 사실상 딜로이트 AP가 원하는 후보를 ‘지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글로벌과 로컬이 제휴 관계에 있다고 해도 딜로이트안진은 엄연히 한국의 회사다. 만약 회사법상 회사의 구성원이 아닌 제3자가 CEO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딜로이트안진의 독특한 지배구조와 재무 상황이 이런 ‘글로벌 종속’을 심화시켰다고 분석한다. 가장 큰 원인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가 남긴 부채다. 2017년 징계로 인한 영업 정지와 매출 급감 당시, 안진은 급한 불을 끄고자 딜로이트 글로벌 본사로부터 166억원을 차입했다.

당시의 금전적 지원이 결과적으로 본사가 경영에 깊숙이 개입할 수 있는 ‘청구서’가 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해당 차입금은 중·장기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것으로 계약된 상환 일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상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법과 충돌할 소지가 있는지도 관건이다. 현행 공인회계사법은 회계법인의 공공성을 고려해 외국 법인의 지분 참여나 공동 운영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한 회계학과 교수는 “글로벌 회계법인과의 관계는 예산, 인사 과정의 독립성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인사 과정에서 글로벌 법인의 입김이 작용한다면 사실상 지배구조가 글로벌 법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과정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금융당국도 회계법인 대표 선정 과정이 보다 투명해질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회계법인 전반적인 지배 구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딜로이트안진은 딜로이트 AP의 구성펌(Participating Firm)으로서 독립적인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인사를 포함한 경영 관련 제반 사항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자체 책임과 권한 하에 결정된다”고 했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