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도넘은 돈로주의…“힘의 외교·국제법도 파괴”

헤럴드경제 정목희
원문보기

도넘은 돈로주의…“힘의 외교·국제법도 파괴”

속보
김병기 배우자 경찰 출석…공천헌금 관여 의혹
그린란드 병합 야욕·중남미 군사압박
국제기구 대거탈퇴…“내 도덕성에 달려”
‘자원·영토’ 위해 동맹·국제법도 무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국제질서를 송두리째 흔들기도 했다. 취임 직후부터 각종 행정명령과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미국의 외교·안보 노선을 기존의 규범 중심 질서에서 ‘힘의 정치’로 급격히 이동시켰다. 이른바 ‘돈로주의(도널드+먼로주의)’의 서막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관은 명확하다. 동맹보다 미국의 힘, 국제법보다 미국의 이익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는 취임을 앞둔 지난해 1월부터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고, 파나마운하의 운영권을 사들이겠다는 구상을 공개적으로 밝혀 논란을 키웠다. 멕시코만의 명칭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며 멕시코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단순한 수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군사·외교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간한 ‘2026 세계대전망’은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에 나설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인권 문제를 명분으로 군사 개입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쳐 왔다.

결국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한 트럼프는 지난 7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권한에 대해 “최고사령관으로서 나를 제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나 자신의 도덕성뿐”이라고 말했다. 국제적 사안에서 대통령 권한의 한계를 묻는 질문에 “내 생각만이 나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의 마약 밀수 연루 혐의를 체포 명분으로 제시했지만, 주권 국가의 정상을 군사력을 동원해 압송하는 것은 영토 보전과 주권 존중이라는 국제법의 핵심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 않고 베네수엘라 석유자원에 눈독을 들였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장악하게 되면 석유 이권 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수입국(80%)인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핵심 목표는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다. 특히 그린란드는 그의 대외 전략에서 상징적인 지역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린란드를 확보하기 위해 현지 주민에게 최대 10만달러(약1억5000만원)를 지급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군사적 수단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덴마크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침공할 경우 즉각 무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린란드에는 안보적 의미뿐 아니라 막대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세계 중(重)희토류 매장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3850만톤이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이 장악한 희토류 공급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린란드 개발을 전략적 과제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미국의 그린란드 확보를 위한 합의가 없을 경우, 일부 유럽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100%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무력을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노 코멘트”라며 여지를 남겼다.

앞서 트럼프는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했다는 이유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내달 1일부터 10%, 6월 1일부터 25%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 관세는 그린란드의 완전하고 총체적인 매입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부과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힘에 기반한 세계 질서 재편은 국제기구 탈퇴로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유엔 산하 31개 기구와 비유엔 기구 35개 등 총 66개 국제기구에서 탈퇴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정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