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더불어민주당에 통일교·공천헌금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이레째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2023년 9월15일 단식 투쟁 16일차에 접어든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
국민의힘이 장동혁 대표 단식 농성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청와대와 여당을 향해 불만을 표출하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후안무치”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야당 대표이던 시절 단식 농성을 벌였을 때, 당시 윤석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보인 태도부터 되돌아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20일 김현정 원내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홍익표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의 첫 행보로 장동혁 대표의 단식 농성장 방문을 요구했다”며 “참으로 염치마저 굶어버린 후안무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신임 정무수석은 제1야당 대표의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을 심각하게 인식하기 바란다. 홍 수석을 단식농성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당이 장 대표의 통일교·공천헌금 특검 수사 요구에 끄떡도 않자, 청와대라도 나서 교착 정국을 풀 명분을 만들어달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쌍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21일로 이레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 쪽 방문 요구를 ‘후안무치’라고 비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도 지난 2023년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항의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을 벌였지만, 당시 대통령실은 철저히 무시로 일관했다.
24일간 이어진 단식 기간 동안 대통령실 관계자의 농성장 방문도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누가 (단식 중단을 하지 못하게) 막았느냐. 아니면 누가 (단식을) 하라고 했느냐”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비공식 발언이 한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민주당은 “최소한 인간적 예의도 없는 인면수심의 정권에 분노한다”고 규탄했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의 단식을 “단식쇼”라며 헐뜯었었다.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이었던 장 대표는 “‘단식인 듯 단식 아닌 웰빙 단식'이 거의 끝나가는 것 같다. 동정표도 얼추 모은 것 같다”며 “이재명 대표의 ‘단식쇼'를 대하드라마가 아닌 미니시리즈로 속히 종결시켜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대변인이었던 김민수 최고위원도 이 대통령의 단식을 “철저히 계산된 단식쇼”라고 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단식 농성에 돌입하기 하루 전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 집회를 열고 횟집에서 해산물을 먹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날것’을 이리 좋아하시니, 단식 또한 날로 먹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태영호 의원이 이 대통령의 단식 농성장을 찾아 대정부질문 때 일부 민주당 의원이 자신에게 “쓰레기”, “빨갱이”라고 말한 것에 항의하며 소란을 일으키는 일도 있었다.
민주당은 “당시 윤석열 대통령실은 ‘정치적 현안에 언급하지 않겠다’며 (이 대통령의 단식을) 외면했고, 국민의힘은 이를 ‘방탄 단식’이라 조롱하며 무시로 일관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본인들의 단식장에는 정무수석이 달려와 손을 잡아달라며 떼를 쓰는 모습은 그저 애처롭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단식 농성은)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이후 터져 나온 당내 자중지란을 덮고, 장동혁 대표를 축으로 세력을 억지 결집시키려는 고도의 ‘국면 전환용 정치 쇼' 아니냐”며 말했다.
민주당은 “대중적 공감도 얻지 못하는 ‘셀프 고립'을 ‘민주주의 수호'라는 거창한 말로 포장한다고 해서 가려질 진실은 없다”며 “진정 국정을 걱정하고 소통을 원한다면, 비겁한 언론플레이로 청와대를 끌어들일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당장 ‘곡기' 대신 ‘고집'을 끊고 단식을 중단하라”고 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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