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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90%의 절벽, 에이전틱 AI가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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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90%의 절벽, 에이전틱 AI가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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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평균 10년 이상의 기간과 조 단위 비용이 투입되지만 성공 확률은 10%에 불과한 신약 개발 시장에 IT 기술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단순 전산 시스템 구축을 넘어 신약 개발의 핵심인 임상 설계와 품질 관리에 AI가 직접 개입하며 바이오 산업의 구조적 비효율을 걷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LG CNS는 보건복지부의 신약 개발 프로젝트 참여와 종근당의 품질 평가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통해 제약 바이오 분야의 AX(인공지능 전환)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행보는 금융과 공공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던 기존 IT 서비스 기업의 영역 파괴로 읽힌다. 통상 IT 기업들이 병원 정보 시스템이나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LG CNS는 바이오 R&D의 가장 난해한 영역인 임상 데이터 분석과 품질 검증 프로세스에 에이전틱 AI를 이식하는 전략을 택했다.

LG CNS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K-AI 신약개발 전임상 임상 모델개발사업의 용역 기관으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총 4년 3개월간 정부지원금 371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가 연구과제다.

핵심은 데이터 고립 문제 해결이다. 그동안 제약사와 대학병원 임상연구소는 환자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데이터를 서로 공유하지 못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LG CNS는 데이터를 외부로 반출하지 않고도 각 기관이 안전하게 AI 모델을 공동 학습할 수 있는 연합학습 기술을 적용해 이 장벽을 허문다. 단절된 전임상과 임상 단계를 기술적으로 연결해 90%에 달하는 임상 실패율을 낮추겠다는 계산이다.

현장의 실무 풍경도 바뀌고 있다. LG CNS는 최근 종근당의 연간 품질평가 보고서(APQR) 작성 업무를 자동화했다. 제약사는 관련 규정에 따라 매년 방대한 분량의 품질 평가 문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 인력이 투입되던 관행을 깼다.



자체 플랫폼인 에이전틱웍스를 기반으로 30여 개의 AI 에이전트가 투입됐다. 이들은 마치 사람처럼 품질경영시스템과 실험실정보관리시스템을 오가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문서까지 작성한다. 도입 후 문서 생성 시간은 기존 대비 90% 이상 단축됐다. 연구원들이 단순 반복 업무에서 해방돼 고부가가치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을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하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국내 IT 기업이 특화된 버티컬 AI 솔루션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AI가 단순 보조 수단을 넘어 바이오 산업의 생산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LG CNS 김태훈 AI클라우드사업부장(부사장)은 "정부와 제약사로부터 LG CNS의 제약·바이오 AX 역량을 인정받아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며 "에이전틱 AI 기술을 선도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차별적인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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