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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셀 아메리카’…美주식·채권·달러 ‘트리플 약세’

헤럴드경제 정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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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셀 아메리카’…美주식·채권·달러 ‘트리플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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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관세’ 위협 ‘셀 아메리카’ 촉발 우려
다우 1.76%·S&P500 2%·나스닥 2.39% 일제 급락
美 10년물 국채 금리 4개월만에 최고
달러인덱스 0.8% 한달래 최대 낙폭
금값은 온스당 4700달러 돌파
덴마크 연기금, 美국채 1억달러 전량 매각
‘헤지펀드 대부’ 달리오 “갈등격화땐 美채권 예전처럼 안 살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 1주년인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언론 브링핑을 열고 “우리는 그 어느 행정부보다 훨씬 더 많이 이룩했다”며 자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표지에 업적(accomplishment)이라고 적힌 두꺼운 종이 뭉치를 들고 나와 1시간 20분간 혼자서 외교, 경제, 사회 정책 등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했다.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 1주년인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언론 브링핑을 열고 “우리는 그 어느 행정부보다 훨씬 더 많이 이룩했다”며 자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표지에 업적(accomplishment)이라고 적힌 두꺼운 종이 뭉치를 들고 나와 1시간 20분간 혼자서 외교, 경제, 사회 정책 등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했다.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세’ 위협이 미·유럽 갈등을 자극하면서 미국 주식·채권·달러가 동시에 약세를 보이는 이른바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급락하고 미 국채 금리가 치솟는 한편 달러 가치가 떨어지며 미국 자산 전반에 매도 압력이 확산됐다.

지난해 4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폭탄 당시의 공포가 재현되며,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과 국채, 달러를 동시에 내던지는 이른바 ‘셀 아메리카’ 트레이드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일을 하고 있다. [AFP]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일을 하고 있다. [AFP]



이날 뉴욕증시는 그린란드를 둘러싼 관세 압박이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키우며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70.74포인트(-1.76%) 하락한 4만8488.5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06% 내린 6796.86, 나스닥 종합지수는 2.39% 하락한 2만2964.32로 거래를 마쳤다.

연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S&P500 지수는 하루 만에 상승분을 모두 되돌렸다. 이날 낙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한 관세 강경 발언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컸다.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대형 기술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엔비디아(-4.38%), 테슬라(-4.17%), 애플(-3.44%), 아마존(-3.40%) 등 주요 빅테크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채권시장에서도 ‘미국 자산 이탈’ 조짐이 나타났다. 뉴욕증시 마감 무렵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6bp 오른 4.29%를 기록했으며, 당중 4.3%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4개월 만에 최고치로 대표적 안전 자산인 미국 장기국채를 상대로 극심한 매도세가 연출된 것이다. 30년물 국채 수익률도 4.92%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날 덴마크 연기금인 덴마크 아카데미커펜션은 그린란드 영유권을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을 겪는 가운데 미 국채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덴마크는 현재 약 1억 달러(약 1480억원) 규모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매각 시점은 이달 말까지다.

안데르스 셸데 아카데미커펜션 투자책임자(CIO)는 이번 결정이 미국의 부실한 정부 재정과 부채 위기로 인해 내려졌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1조7800억 달러(2634조440억원)에 달하는 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연기금 측은 그린란드 관련 미국과 갈등 상황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셸데 CIO는 CNBC에 보낸 성명에서 “이는 (미국과) 유럽 간 갈등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면서도 “물론 그로 인해 결정을 내리기가 더 어려워지진 않았다”고 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련 공세가 외국 정부 및 투자자들의 미국 자산 보유를 재검토하게 해 세계 금융시장 갈등의 새 국면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창업자 [로이터]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창업자 [로이터]



달리오는 이날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미국 CN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무역 적자와 무역전쟁의 이면에는 자본과 자본 전쟁이 있다”며 이처럼 지적했다. 그는 “갈등을 받아들인다면 자본전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다시 말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의 채권이나 다른 미국 자산을 사들이는 경향이 이전과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달리오는 “지정학적 갈등이 있을 때는 심지어 동맹국 사이에서도 상대국의 부채를 보유하고 싶어 하지 않고 경화(hard currency)로 가는 것을 선호한다“며 ”이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사실이기도 하다. 세계 역사에서 반복돼왔다“라고 말했다.


경화란 국경을 넘어 통용되고 가치가 안정된 화폐를 말한다. 달리오는 역사적으로 금이 오랜 기간 경화로 대우받아왔다고 평가하며,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비해 자산의 일부를 금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여기에 일본 국채시장 불안 또한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을 키웠다. 일본의 재정 악화 우려로 장기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에 부담을 줬고, 이는 미 국채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흔들리자 달러 가치도 하락했고,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0.8% 하락한 98.6을 기록했다.

반면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하며 국제금값은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당 4700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런던 현물 금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4701.23달러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충격의 직접적 계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을 겨냥한 관세 위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그린란드 확보를 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럽 국가들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프랑스산 와인·샴페인에 대한 고율 관세 발언까지 겹치며 미·유럽 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