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호텔들이 객실 내 욕실 문을 없애거나 최소화하는 설계를 잇달아 도입하면서 투숙객 반발이 커지고 있다. 비용 절감과 공간 효율성을 이유로 욕실 문을 미닫이문, 반투명 유리, 커튼 등으로 대체하거나 아예 제거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나 프라이버시 침해와 소음·냄새 문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중저가 호텔 체인과 부티크 호텔들이 욕실 문을 없애는 디자인을 확산시키고 있다. 전통적인 여닫이문 대신 미닫이 헛간 문이나 반투명 유리문을 설치하거나, 욕실과 침실 사이를 완전히 분리하지 않는 구조가 대표적이다. 일부 객실은 변기 공간만 유리나 칸막이로 구분돼 사실상 ‘문 없는 욕실’에 가깝다.
투숙객들은 프라이버시 침해를 가장 큰 불만으로 꼽고 있다. 캐나다 캘거리 공항 인근 메리어트 호텔에 투숙했던 데니스 밀라노 스프렁은 WSJ에 “불투명 문이라 세부는 보이지 않았지만, 화장실을 사용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결혼 25년 차지만 배우자가 화장실을 쓰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스프렁은 반투명 문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빛과 소음 때문에 잠에서 깨는 일이 반복됐다고도 했다.
독일 바르징하우젠에 있는 슈포르트호텔 푹스바흐탈 객실 욕실 전경. 최근 호텔 객실에서 욕실 문을 없애거나 최소화하는 설계가 늘면서 투숙객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로이터=연합뉴스 |
2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중저가 호텔 체인과 부티크 호텔들이 욕실 문을 없애는 디자인을 확산시키고 있다. 전통적인 여닫이문 대신 미닫이 헛간 문이나 반투명 유리문을 설치하거나, 욕실과 침실 사이를 완전히 분리하지 않는 구조가 대표적이다. 일부 객실은 변기 공간만 유리나 칸막이로 구분돼 사실상 ‘문 없는 욕실’에 가깝다.
투숙객들은 프라이버시 침해를 가장 큰 불만으로 꼽고 있다. 캐나다 캘거리 공항 인근 메리어트 호텔에 투숙했던 데니스 밀라노 스프렁은 WSJ에 “불투명 문이라 세부는 보이지 않았지만, 화장실을 사용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결혼 25년 차지만 배우자가 화장실을 쓰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스프렁은 반투명 문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빛과 소음 때문에 잠에서 깨는 일이 반복됐다고도 했다.
이런 설계 변화는 비용 절감 압박에서 비롯됐다. 리사 체르빈스키 코넬대 피터 앤 스테파니 놀란 호텔경영대학 강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단체·비즈니스 여행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반면 인건비와 건설비, 에너지 비용은 급증했다”면서 “호텔 경영진 입장에서는 욕실 문 하나가 설치·유지 비용을 유발하는 부담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문과 문틀, 손잡이, 경첩은 설치비는 물론 유지·보수 비용까지 든다. 욕실을 문과 벽으로 완전히 분리하면 자연광 유입이 어려워 조명 사용이 늘고, 그만큼 에너지 비용과 관리 부담도 커진다. 여기에 미국 장애인법(ADA)이 요구하는 넓은 출입구 기준을 맞추려면 설계 비용이 추가된다. 과거 슬라이딩 문인 ‘포켓 도어’나 커튼이 대안으로 도입됐지만, 고장과 위생 문제로 한계가 있었다.
일부 호텔 업계에서는 욕실 개방형 구조가 공간을 넓고 밝게 보이게 하며 환기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 측에서는 욕실의 핵심 기능은 환기가 아니라 냄새와 소음을 차단하는 데 있다며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반박한다.
이 같은 흐름에 반기를 든 소비자 움직임도 나타났다. 디지털 마케터 세이디 로웰은 런던 호텔 투숙 중 욕실 문이 거의 없는 구조에 충격을 받고 ‘문을 되찾자(Bring Back Doors)’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는 수백 개 호텔에 문이 완전히 닫히는지, 유리문인지를 묻는 설문을 보내고 욕실 프라이버시 수준에 따라 호텔 목록을 분류해 공개하고 있다. 이 명단에는 뉴욕, 도쿄, 멕시코시티 등 주요 도시의 500곳 이상 호텔이 포함됐다.
메리어트, 하얏트 등 주요 호텔 그룹은 WSJ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고, 일부 호텔은 “기존 설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전문가들은 비용 절감 중심의 설계가 투숙 경험의 질을 훼손할 경우 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로웰은 “사생활은 상품이 될 수 없다”며 “소비자들은 결국 욕실 문이 있는 호텔에 돈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윤미 기자(yu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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