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특수전·해상타격 본부 등 나토 30여 기구서 미군 존재감 급감
유럽 안보 정보 신경망 약화 불가피
그린란드 영토 분쟁 겹쳐 대서양 동맹, 외교·군사적 '퍼펙트 스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공개한 이미지로 J.D. 밴스 부통령(왼쪽)·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함께 그린란드에 대형 성조기를 꽂고 있다./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작전과 정보 핵심 지휘 센터에서 미군 인력을 약 200명 감축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워싱턴포스트(WP)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인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나토 창설 77년 만에 가장 심각한 외교·군사적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미군 나토 인력 200명 감축...핵심 '두뇌' 조직 30곳 직격… 단순 감축 넘어 구조적 후퇴
로이터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여러 주요 나토 지휘 본부 내 배치 인원의 수를 줄일 계획"이라며 "이는 동맹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약에 대해 유럽 내 우려를 심화시킬 수 있는 조치"라고 전했다.
감축 대상에는 영국에 위치한 '나토 정보융합센터', 벨기에 브뤼셀의 '연합특수작전군사령부(SCFCOM)', 포르투갈에 본부를 둔 해상타격지원본부 등이 포함된다.
WP는 임박한 이번 조치가 약 200명의 군 인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우수성(Excellence)센터(COE)'를 포함한 30여개 나토 조직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축소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수성 센터'는 나토군에 다양한 전쟁 수행 분야를 훈련시키고 교리를 개발하는 연구 및 교육 기관이다. WP에 따르면 에너지 안보·해군전·특수작전·정보 관련 공식 기구들이 모두 감축 리스트에 포함됐다.
현재 해당 나토 조직들에는 약 400명의 미군 인력이 근무 중이며, 감축이 완료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고 WP는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는 단순히 유럽 주둔 미군 병력을 줄이는 차원을 넘어, 나토의 신경망에 해당하는 지휘 통제 및 정보 융합 기능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의 이번 인력 감축은 강제 소환 형식이 아닌, 임기가 만료되는 인원의 후임을 보내지 않는 '자연 감소'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즉각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나토 내 미국의 전문성과 영향력이 서서히 소멸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이 5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출두시키기 위해 헬기에서 연행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 '서반구 우선' 트럼프 전략...유럽 역할 축소 가속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 기조와 맞물려 있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는 서반구에 더 많은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유럽 주둔 미군은 약 8만 명이지만, 이번 감축으로 내부 핵심 조직에서의 미국 영향력은 눈에 띄게 줄어들게 된다.
나토는 공식적으로는 파장 축소에 나섰다. 나토 관리는 로이터에 "나토와 미국 당국은 나토가 억지 및 방어에 대한 강력한 역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태세에 관해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초, 유럽 외교관들에게 "2027년까지 나토의 재래식 방어 능력 대부분을 유럽이 떠맡아야 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우려는 크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방장관 특별보좌관을 지낸 로렌 스페란자 비콘글로벌전략연구소 부소장은 "미국 인력을 철수시키면 일정 수준의 두뇌 유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부터)이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공개한 이미지로 백악관 집무실 벽에 미국과 캐나다·베네수엘라 영토를 성조기를 표시한 지도가 놓여 있다. 이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8월 18일 집무실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마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우크라이나 종전 문제를 논의하는 모습에 인공지능(AI)으로 편집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
◇ "나토 위협" vs "내가 나토 구해"...트럼프식 동맹 인식의 모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는 허깨비(boogeymen)일 뿐이며 미국에 진짜 위협은 유엔과 나토'라는 사용자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나토에 대한 인식을 드러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자신이 나토를 구원했다는 상반된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재임 기간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시킨 것을 치적으로 내세우며 "내가 나서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토는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역사의 잿더미 속에 있었을 것이다. 슬프지만 사실이다!!!"라고 적었다.
◇ 트럼프 '그린란드 매입' 시도, 나토 내부 균열 가속
이번 사태의 가장 폭발적인 배경에는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 매입' 시도를 본격화했고, 이는 나토 회원국인 덴마크 및 유럽 동맹국들과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다.
로이터는 복수의 나토 회원국 관리가 동맹 내에서의 어떠한 영토적 침략 행위도 나토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덴마크 정부가 "그린란드는 판매 대상이 아니다"라고 수차례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린란드를 '통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맹세는 수십 년 만에 나토의 가장 중요한 내부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이러한 조치들이 나토의 미래에 대한 유럽의 불안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를 빼앗으려는 작전을 강화함에 따라 이러한 불안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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