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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레버리지 ETF 나오나...정부 '서학개미 유턴' 특단대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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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레버리지 ETF 나오나...정부 '서학개미 유턴' 특단대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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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엽 기자]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정부가 서학개미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동안 엄격히 제한해온 상장지수펀드(ETF)의 레버리지 배수를 현행 2배에서 3배로 확대하고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급증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레버리지 ETF 쏠림 현상이 환율 불안과 국내 증시 유동성 저하의 주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 대응책으로 '한국형 3배 레버리지 ETF'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 결과 지난 2025년 11월 기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형 레버리지 ETF 보유 잔액은 156억달러(약 23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불과 5년 전과 비교해 26배나 급증한 수치다.

특히 서학개미들의 자금이 미국 증시 전체 주식형 레버리지 ETF 순자산(약 1100억달러)의 14.2%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사랑'이 미국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하는 큰손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초고위험 상품들이다.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등락 폭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쉐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와 반도체 지수를 3배로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 등이 보관 금액 최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현재 서학개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주요 3배 레버리지 ETF들을 살펴보면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순자산 300억달러 규모의 TQQQ의 경우 한국인 보유 비중이 약 11.2%에 달한다. 반도체 업황에 베팅하는 SOXL은 전체 순자산 중 한국인 보유 금액이 약 34억달러로, 전체의 4분의 1인 25%를 한국인이 들고 있는 기형적인 구조를 보인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변동성을 2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TSLL)의 경우, 전체 순자산의 약 44%를 한국인이 보유해 사실상 '한국 테슬라 펀드'나 다름없는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정부가 결국 파격적인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나섰다. 국내 증시는 레버리지 투자가 2배로 제한돼 있고 그마저도 교육 이수와 기본 예탁금 등 진입 장벽이 높다.


반면 미국 시장은 별다른 제약 없이 3배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할 수 있어 고수익을 노리는 젊은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했다는 분석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증권사·자산운용사 경영진들과의 논의에서 "나스닥에서는 가능한 것을 왜 국내에서는 못 하게 하느냐"며 금융위에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융위가 검토 중인 안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 기초자산 레버리지 허용 지수 추종 레버리지 배수 3배 확대 등으로 예측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으로 떠나는 핵심 이유 중 하나가 다양한 고변동성 상품의 부재"라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나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3배 레버리지 상품이 나온다면 달러 유출을 막고 국내 증시 거래대금을 늘리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짚었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환율 안정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율 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개인들에게 고위험 투자를 부추기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레버리지 ETF는 '변동성 감쇠(Volatility Decay)' 효과로 인해 장기 보유 시 기초지수 수익률을 크게 하회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년 나스닥 ETF인 QQQ가 약 29% 상승하는 동안 3배 레버리지인 TQQQ는 산술적 기대치(87%)에 못 미치는 60% 상승에 그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증시의 펀더멘털이 강하고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한 서학개미들을 단순히 상품 도입만으로 유턴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규제 완화와 함께 국내 기업들의 근본적인 밸류업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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