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정다연 기자]
"끝이라기 보단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작품에 대한 애정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은 물론, 제가 맡은 인물과 대사들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죠. 오히려 근래 대본을 더 많이 보고 있어요."
수년의 세월을 댄서로 살아온 리헤이(본명 이혜인)가 뮤지컬 배우로 처음 도전하고 소감을 전했다.
리헤이는 지난달 16일부터 뮤지컬 '시지프스'(연출 추정화)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오차드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가만히 있는 것부터가 숙제였다"면서도 "애정이 시작된 만큼 멈추지 않을 생각"이라며 포부를 말했다.
사진=오차드뮤지컬컴퍼니 |
"끝이라기 보단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작품에 대한 애정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은 물론, 제가 맡은 인물과 대사들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죠. 오히려 근래 대본을 더 많이 보고 있어요."
수년의 세월을 댄서로 살아온 리헤이(본명 이혜인)가 뮤지컬 배우로 처음 도전하고 소감을 전했다.
리헤이는 지난달 16일부터 뮤지컬 '시지프스'(연출 추정화)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오차드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가만히 있는 것부터가 숙제였다"면서도 "애정이 시작된 만큼 멈추지 않을 생각"이라며 포부를 말했다.
리헤이는 2021년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해 유명세를 얻었다. 뮤지컬 배우의 꿈을 품게 된 결정적 계기는 불과 2년 전이다. 우연히 오로지 몸만 사용하지 않는 공연을 보러 갔다가 대사가 전부 들리는 느낌을 받았다는 그는 이후부터 뮤지컬 작품들에 흥미를 갖게 됐다.
리헤이의 뮤지컬 도전은 연출자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손끝과 발끝까지 신경 쓰는 뮤지컬의 섬세한 매력에 푹 빠진 후 그는 "나중에 한번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느낌을 크게 받았다. 그 마음을 품고 생활하던 중 때마침 추 연출가가 리헤이에게 전화해 '시지프스'를 권했다. 이번 작품을 좋은 기회로 만나게 됐다는 리헤이는 "'춤출 때처럼 들이받아야겠다. 밀고 가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임해서 여기까지 왔다"며 "단 하루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했다.
사진=오차드뮤지컬컴퍼니 |
'시지프스'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을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와 엮어 뮤지컬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희망이라고는 남아 있지 않은 무너진 세상 속 버려진 배우 4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리헤이는 극 중 '시를 노래하는 자'라는 부제를 가진 포엣 역을 맡았다. 이 외에 극중극으로 진행되는 '이방인' 속 캐릭터를 1인 다역으로 연기한다. 각각 남자 캐릭터인 레몽과 '이방인' 주인공 뫼르소의 어머니이자 여자친구 마리 역으로 분했다.
데뷔작부터 쉽지 않다. 작품이 절망 속에서도 삶을 이어나가자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데다가 여러 역할까지 맡았다. 리헤이 역시 "처음에는 스스로 '척'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제 삶에도 권태가 있고 무너짐이 있는데, 연출진들의 설명을 통해 '이거 어렵지 않구나. 우리 인생의 요소 중 하나구나'라는 것을 느껴 그때부터 대사들이 크게 와닿았다"고 말했다.
리헤이는 뮤지컬이라는 문 앞에서 두려웠다고 했다.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무서웠다는 그는 "여러 매체를 통해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여드린 적이 있어서 기대에 못 미치면 안 된다는 부담이 컸다"며 "'실망감을 드리면 어떡하지'라는 공포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막상 시작해 보니 노래도 숙제였다. 관객들 앞에서 노래를 부른 경험이 없었던 그는 "제 목소리가 워낙 힘이 없다"면서 "시선을 멀리 보는 연습과 동시에 소리를 멀리 보내는 연습을 반복했다. 방법을 몰라서 처음에는 목이 많이 쉬었는데 지금은 이전보다 배에 힘이 들어간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댄서라는 직업을 오래 해왔지만 뮤지컬 도전이 제 춤에 큰 도움이 됐어요. 동작에 감정이 생긴 것 같고 의미를 생각하게 됐어요. 노래의 가사도 디테일하게 생각하게 됐죠."
사진=오차드뮤지컬컴퍼니 |
공연 개막 2개월 전부터는 모든 넘버와 대사를 외우려고 했다. 리헤이는 "이 방법이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들어가기에 앞서 지켜야 될 예의라고 생각했다. 또, 다른 배우들이 경력직이다 보니 저 때문에 연습 진도가 느려지는 게 싫었다"고 했다.
대사를 외우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는 리헤이는 암기를 위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긴 대사는 핸드폰, 차, 냉장고 등에 붙였고 다른 배우들의 대사들까지 머릿속에 넣었다며 미소 지었다.
뮤지컬을 향한 리헤이의 애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 그는 "작품이 끝났다고 해도 연기를 배울 생각"이라면서 "댄서라는 본업을 살려 몸의 감정선이 더욱 확실한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고 목표를 드러냈다.
"몸을 잘 쓰는 배우로 불리는 건 물론, 진실성 있는 배우로 불리고 싶어요. '예술이라는 장르에 이렇게 진심이구나'라는 것을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오차드뮤지컬컴퍼니 |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