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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그린란드로 ‘셀아메리카’ 한파…엔비디아 4%↓[월스트리트in]

이데일리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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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그린란드로 ‘셀아메리카’ 한파…엔비디아 4%↓[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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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3대 지수, 2% 안팎으로 급락
트럼프·유럽, 그린란드 충돌에 투심 악화
장기채·달러화 가치도↓…‘셀 아메리카’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통제권 확보 문제를 둘러싸고 유럽을 상대로 새로운 관세 위협을 꺼내 들면서 투심이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그의 위협으로 미국 주식을 비롯해 미 국채, 달러 모두 동반 약세를 보이는 이른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거래도 재점화됐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한 트레이더.(사진=AFP)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한 트레이더.(사진=AFP)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76% 내린 4만8488.59에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06% 내린 6796.86에 마무리됐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2.39% 내린 2만2954.32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전반이 급락했다. 엔비디아(-4.38%), 애플(-3.46%), 마이크로소프트(MS)(-1.16%), 아마존닷컴(-3.40%), 알파벳(-2.42%), 메타(-2.60%), 테슬라(-4.17%) 등 빅테크 기업들이 크게 밀렸다.

지난해 4월처럼…관세 무기화 충격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란드에 병력을 보냈다는 이유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2월 1일부터 10%, 6월 1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가자 지구 ‘평화위원회’ 참여를 거절한다는 보도에 프랑스산 와인과 샴페인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재차 위협했다. 또한 영국 정부가 영국·미국 군사기지가 위치한 차고스 제도 일부의 주권을 모리셔스에 이양하려는 계획에 대해서는 “엄청난 어리석음의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 같은 움직임이 “그린란드를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수많은 국가안보상의 이유 가운데 또 하나”라고 주장했다.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을 “용납할 수 없다”고 규정했으며, 보복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프랑스는 유럽연합(EU)이 가장 강력한 경제적 대응 수단으로 꼽히는 ‘반강압 수단’을 사용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웰스스파이어의 브래드 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에 대한 관심이나 관세 위협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단기적으로 관세를 비경제적이거나 경제에 인접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기화’하는 것은 새롭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2025년 4월 당시 ‘트럼프발 불확실성’과 정책 변화로 인한 변동성을 다시 불러내는 양상”이라고 판단했다.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연설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연설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현장에서 “무역 적자와 무역 전쟁의 이면에는 자본과 자본전쟁이 있다”며 “분쟁을 이야기할 때 자본전쟁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즉, 미국 부채를 사려는 성향이 예전만 못해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경고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중앙은행 전략 총괄은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결국 어떤 형태로든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상황이 통제 불능으로 흘러갈 경우 달러를 포함해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은 매우 크고 장기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40년물 국채 금리가 4%를 돌파하는 등 일본 국채 금리 상승 또한 글로벌 금리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내달 조기 총선을 앞둔 일본 정치권의 확장적 재정 공약으로 재정 건전성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덴마크 연기금 美국채 투자 중단 선언

그로인해 ‘셀 아메리카’도 되살아 났다. 미국 달러화 값은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해 전 거래일 대비 0.49 내린 98.56에 거래됐다. 달러 인덱스는 한때 1% 급락해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발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반면 유로화는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6.2bp(1bp=0.01%포인트) 오른 4.295%에 거래됐다. (가격 하락) 반면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2년물 국채금리는 0.2bp 내린 3.597%에 거래됐다.


실제 자금 이탈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덴마크 연기금 아카데미커펜션은 미국의 재정 적자 등 재정 악화를 이유로 이달 말까지 1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 투자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연기금의 안데르스 셸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결정은 미국과 유럽 간에 진행 중인 갈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물론 그러한 상황이 결정을 내리는 데 더 어렵게 만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자산 이탈, 달러 약세 등은 귀금속 시장에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이날 현물 금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700달러를 넘어섰다. 현물 은 역시 처음으로 95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편 국제 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51% 오른 배럴당 60.34달러에 마감했다. 그린란드를 두고 미국과 유럽 간 충돌은 유가에 악재이나 중국의 견고한 성장률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