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중기부 대립 구도
“정부의 신산업 방향 알 수 있는 법안”
“정부의 신산업 방향 알 수 있는 법안”
국회 친(親)스타트업 의원 모임인 ‘유니콘팜’은 지난 2025년 12월 16일에 긴급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제공 |
‘닥터나우 방지법’을 두고 국회 내 이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안 폐기와 수정안 발의 요구까지 제기되고 있다. 제2의 ‘타다 금지법’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과 대형 플랫폼의 독점적 생태계를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면서, 본회의 표결을 앞둔 법안의 향방은 불투명해졌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약사법 개정안,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은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상 설립·운영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차례로 통과했다.
하지만 이후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속한 친(親)스타트업 의원 모임 ‘유니콘팜’이 닥터나우 방지법이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과거 ‘타다 금지법’ 사례처럼, 현행 법령상 문제가 없어 합법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업체를 사후적으로 국회가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문제 제기 속에 닥터나우 방지법을 둘러싼 찬반 논의가 이어졌지만, 끝내 타협점은 도출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간 의견 중재를 위해 지난 14일 간담회가 열렸지만, 이 자리에서도 두 부처는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논의를 마무리했다.
국회에서 원안 폐기나 수정안 발의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중소벤처기업부와 보건복지부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당분간 추가 입법 논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한규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에서는 법안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을 정리해 복지부에 전달했고, 간담회 등을 통해 반대 이유도 설명했다”며 “이제는 중기부와 복지부가 협의를 통해 조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논의가 장기화될 경우 국무조정실이나 청와대가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닥터나우 방지법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법안을 조속히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법제사법위원회까지 통과한 법안을 다시 손볼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국민 건강과 직결된 보건의료 분야에서 쿠팡과 같은 독점적 플랫폼의 등장을 막기 위해서도 해당 법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닥터나우 방지법을 제2의 ‘쿠팡 방지법’으로 규정한 김선민 의원실 관계자는 “이미 법제사법위원회까지 통과한 법안을 보건복지위원회 차원에서 다시 논의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상임위를 설득하지 않는다면 국회 차원에서 수정안을 다시 만들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닥터나우 방지법을 둘러싼 논쟁이 정부와 국회의 보건의료 분야 신산업 육성 기조를 가늠할 지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규제 중심의 원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산업계에서는 혁신보다 안정성에 방점을 찍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논쟁을 단순히 법안 하나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며 “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 흐름 속에서 정부의 신산업 육성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지부와 중기부가 모두 물러서지 않고 있는 만큼, 정부가 조정에 나설 시점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법안을 둘러싼 대립이 이어지면서 닥터나우 방지법의 본회의 상정은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여당이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여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사안이어서 법안이 당분간 본회의 표결 안건에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설 연휴까지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