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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 빌딩 매수하더니 주주 돈으로 잔금 낼 생각이었네... 감자+유증 콤보 때린 케이이엠텍

조선비즈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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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 빌딩 매수하더니 주주 돈으로 잔금 낼 생각이었네... 감자+유증 콤보 때린 케이이엠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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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이엠텍 CI.

케이이엠텍 CI.



이 기사는 2026년 1월 20일 16시 45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전자부품 기업 케이이엠텍이 부실한 재무 상태에도 불구하고 3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투자를 단행한 뒤, 결국 주주들에게 손을 벌렸다. 계약금과 중도금 납부 과정에서는 회사 돈 1억원만 쓰고 나서 나머지 잔금을 주주들 돈으로 채우려는 모습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이엠텍은 지난해 5월 300억원을 투자해 마곡의 한 건물을 매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해당 건물은 노래방 기기 업체 엔터미디어가 소유했던 곳으로, 케이이엠텍은 토지와 건물 전체를 매입해 이차전지 부품 개발과 전략적 연구 거점 구축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케이이엠텍은 유성준 대진첨단소재 대표의 개인회사 에이치에스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주요 사업은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인 적외선(IR) 필터 제조인데, 지난해 이차전지 부품 제조 사업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뒤 뜬금없이 큰돈을 들여 건물 장만부터 했다.

케이이엠텍은 계약을 치르면서 회사 돈을 단 1억원만 집행했다. 건물 대금 300억원 중 총 50억원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충당했다. 계약금 30억원 전액과 중도금 21억원 중 20억원을 CB로 납입하고, 중도금 1억원만 현금으로 지급했다. 잔금 249억원은 내년 1월 납입 예정이다.

케이이엠텍의 재무 사정을 고려하면 현재 상황에서는 잔금 납입이 불가능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케이이엠텍의 현금성 자산은 16억원에 불과하다. 유동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을 모두 더하더라도 172억원에 그친다.

재무 구조를 살펴보면 건물부터 살 만한 상황이 아니다. 계속되는 적자와 부채로 인한 압박이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결손금은 600억원에 달한다. 순부채 비율도 1년 사이 약 3배 급등했다. 사업으로 돈을 벌지 못하고 수차례 유상증자와 CB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버텼기 때문이다. 현재 발행된 CB의 미상환 잔액은 약 200억원에 달한다.


결국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잔금을 치를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유증 목적에 대해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 확보’라고 했지만, 유증으로 조달하는 자금이 납부해야 할 잔금과 엇비슷한 250억원인 만큼 잔금 납부 목적으로 유증을 추진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IB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유증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면 조달 자금은 다소 감소할 수 있다. 현재 예정 발행가액은 2875원이다.

주주들의 불만은 크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케이이엠텍은 지난 16일 기존 주식 1주를 2주로 쪼개는 분할과 주식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발표했다. 유증만으로도 주주들이 감내해야 하는 피해가 큰데, 감자로 인해 이중고를 겪게 된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증 목적이 사업 실적을 회복하기 위한 투자가 아닌, 부동산 잔금 납부라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면서 “주주들은 금융감독원이 케이이엠텍의 유증을 심사 대상에 올려 자세히 살펴보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병철 기자(alwaysa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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