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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 4200억원 기술 계약, 실망하기엔 이른 이유 [Why 바이오]

서울경제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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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 4200억원 기술 계약, 실망하기엔 이른 이유 [Why 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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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1 면역항암제 제형 경쟁 본격화
76조원 시장 알테오젠 사실상 독점



알테오젠(196170)이 20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자회사와 최대 4200억 원 규모의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계약은 약 76조 원 규모의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피하주사 제형 변경 흐름이 본격화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경쟁사 할로자임테라퓨틱스가 면역항암제 계약에서 ‘타깃 독점권’을 부여한 만큼 추후 면역항암제 제형 변경 계약은 알테오젠이 독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알테오젠 주가는 48만 1000원으로 전일 대비 1만 5000원(-3.02%)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장 마감 후 이어진 넥스트레이드(NXT) 시장에서는 46만 6000원까지 하락(-6.05%)했다. 알테오젠이 GSK 자회사와 최대 42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으나 시장에서 그 규모에 실망감을 드러낸 결과로 풀이된다.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임박한 기술이전 계약은 기존 계약과 비슷한 규모”라고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직전에 아스트라제네카와 맺은 계약(약 1조 9000억 원) 수준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 계약의 의미를 살펴보면 중장기적으로는 기대 요인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알테오젠의 피하주사 제형 변경 플랫폼 ‘ALT-B4’가 적용되는 품목은 PD-1 면역항암제인 ‘도스탈리맙’이다. PD-1·PD-L1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압도적 1위인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이 지난해 상업화에 성공한 이후 또 다른 PD-1 면역항암제가 제형 변경에 착수한 것이다. 이에 PD-1·PD-L1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투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피하주사 제형 변경 경쟁이 본격화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투약 시간을 기존 30분~1시간에서 1~2분으로 줄이고, 지역 클리닉 등에서도 투약할 수 있도록 해 환자 편의성을 높이려는 수요 때문이다.

특히 PD-1·PD-L1 면역항암제의 피하주사 제형 변경 수요를 앞으로는 알테오젠이 독점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할로자임과 알테오젠 간 계약 형태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알테오젠은 각 제품별 독점 기술 계약을 맺은 반면 할로자임은 타깃별 독점 기술 계약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할로자임의 기술이 PD-1을 타깃으로 하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옵디보’, PD-L1을 타깃으로 하는 로슈의 ‘티센트릭’에 적용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할로자임이 추가로 PD-1과 PD-L1 타깃 계약을 맺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알테오젠의 제형 변경 기술이 면역항암제 1위 품목인 키트루다에 적용됐지만 관련 시장은 여전히 급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세계 면역항암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512억 달러(약 76조 원)에서 2030년 825억 달러(약 122조 원)까지 커진다. 연평균 성장률은 10.01%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PD-1·PD-L1 면역항암제는 약 70~80%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으로 GSK는 PD-1·PD-L1 시장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일찍이 제형 변경을 결정했고, 매출 1조 원도 되지 않는 파이프라인에 계약금 300억 원을 일시납해 제법 큰 돈을 썼다”며 “특허 만료를 앞둔 약물 외에도 경쟁 강도가 높은 타깃 시장에서 비슷한 규모의 계약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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