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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관세로 투자 압박하는 美…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셈법

조선비즈 최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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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관세로 투자 압박하는 美…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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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한국 등 주요 반도체 생산국을 향해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초강경 메시지를 던지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대만이 천문학적인 대미 투자를 약속하며 관세 면제권을 확보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응 전략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노무라증권 보고서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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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각) 뉴욕주 마이크론 공장 착공식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려는 모든 기업에는 두 가지 선택지만 있다”며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직접 생산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자급자족’ 기조를 관세라는 수단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됩니다.

이 같은 기조는 미국 반도체 정책의 방향 전환과 맞닿아 있습니다. 미국은 한때 메모리 반도체를 사실상 포기하고 시스템 반도체 중심 전략을 택했지만, 인공지능(AI) 확산과 공급망 불안이 겹치면서 메모리를 다시 전략 산업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보조금 등을 통한 자립보다는, 관세라는 압박 수단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끌어내려는 방식입니다.

미국의 요구 수준은 이미 대만 사례에서 윤곽이 드러났습니다. 미국은 대만과 무역 합의에서 2500억달러(약 35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관세 면제 혜택을 부여했습니다. 현재 공개된 삼성전자(약 370억달러)와 SK하이닉스(약 39억달러)의 대미 투자 계획을 합쳐도 약 409억달러로, 대만의 16% 수준에 그칩니다. 최근 미국이 대만 기업에 ‘건설 중 생산능력의 2.5배, 완공된 생산능력의 1.5배까지만 관세를 면제’하는 방식을 제시한 점을 감안하면, 업계에서는 이 기준이 한국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이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투자 전략은 근본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합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패키징 공장 투자를 진행 중이지만, 메모리 생산라인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현재 투자 규모로는 메모리 수출 물량 전체를 관세 리스크에서 방어하기가 어려운 상태입니다. 미국의 요구가 구체화될 경우 미국 내 메모리 팹 투자 확대가 협상 의제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비용 측면에서 미국 투자 확대는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 메모리 공장을 지을 경우 투자비는 한국보다 20~30% 더 들고, 건설 기간도 20~30% 길어지며, 생산원가는 40% 이상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인건비와 공정 인프라, 협력사 생태계 차이가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로 인해 미국 공장의 영업이익률은 약 58%, 한국 공장은 70% 수준으로 분석됩니다.


국내 업계에서는 이번 관세 압박을 두고 정치적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적지 않습니다. 약 10개월 남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 정국 변화에 따라 실제 정책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삼성전자의 테일러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투자가 각기 지방정부 유치가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연방정부가 관세만으로 추가 투자를 밀어붙일 수 있느냐는 회의론도 나옵니다. 러트닉 장관의 강경 발언을 두고도 “정책 설계라기보다는 정치적 발언에 가깝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세가 현실화되더라도 메모리 시장 전체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모든 메모리 업체가 같은 조건을 적용받는다면 비용 부담은 결국 고객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이어질 경우, 산업 전체의 수익성 훼손은 ‘관리 가능한(Manageable) 수준’이라는 판단입니다.

다만 이번 관세 압박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미국의 공급망 재편 기조가 이어지는 한 비슷한 요구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관세를 꺼낸 건 결국 미국 내 생산을 더 늘리라는 압박”이라며 “당장 결론이 나는 사안은 아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투자 변수를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최효정 기자(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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