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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수요일] 눈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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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수요일] 눈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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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 때는 예쁜 것만 보였다

결혼한 뒤에는 예쁜 것 미운 것

반반씩 보였다

10년 20년이 되니

예쁜 것은 잘 안 보였다

30년 40년 지나니


미운 것만 보였다

그래서 나는 눈뜬장님이 됐다

아내는 해가 갈수록


눈이 점점 밝아지나 보다

지난날이 빤히 보이는지

그 옛날 내 구린 짓 죄다 까발리며


옴짝달싹 못 하게 한다

눈뜬장님 노약자한테

그러면

못써!

-오탁번

창문을 활짝도 열어놓으셨다. 아내의 미운 것만 보이는 남편과 남편의 구린 짓만 보이는 아내가 사는 집이 훤히 보인다. 두 분 모두 시인이고 교수님으로 존경받는 분들이셨다. 생전 나이 들기 거부하던 천진불 모습 떠오른다. 대웅전 부처님 고요해도 공양간 보살 부산하듯, 천진불 뒷감당하느라 속깨나 썩으셨을 아내 모습도 투명하다. 살수록 예쁜 아내, 볼수록 허물 없는 남편 얼마나 있을까. 쇼윈도 커플 드물잖은 세태를 되비추니 저 댁의 창문이 오히려 맑아 보인다.<시인 반칠환>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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