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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밖 노동자 보호 '패키지입법'…프리랜서 계약해지도 해고만큼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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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밖 노동자 보호 '패키지입법'…프리랜서 계약해지도 해고만큼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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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 기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배달 라이더, 학습지 교사, 캐디 등 플랫폼 종사자와 프리랜서가 임금·퇴직금 지급 청구나 부당해고 무효 소송을 제기할 경우, 앞으로는 일단 근로자로 추정된다.

이들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은 플랫폼 기업이나 사업주가 입증해야 한다. 입증에 실패하면 패소하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20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근로자 추정제' 도입과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플랫폼 종사자 등 약 870만 명에 달하는 이른바 '권리 밖 노동자'의 보호 수준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관련 법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했으며, 오는 5월 1일 노동절을 전후해 입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 근로자 추정제 도입…입증 책임은 사용자로


개정안의 핵심은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퇴직급여법, 파견법, 기간제법 등 5개 노동관계법에 '타인의 사업을 위해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은 이 법과 관련한 분쟁 해결에서 근로자로 추정한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다.

현재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는 법적으로 자영업자로 분류돼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려면 스스로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되면 플랫폼 기업이나 사업주가 이들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근로기준법에 추정 규정이 적용되면 프리랜서와 노무 제공자도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해고·징계 무효확인, 주휴수당, 연차휴가 등의 적용 대상이 된다. 최저임금법에도 추정제가 도입되면서 '도급제 최저임금'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형사처벌에는 추정 제도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법조계에서는 "임금 체불이 확정되면 결국 형사 고발로 연결되는 구조라 기업에는 실질적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 '일하는 사람 기본법'…계약 해지도 엄격 제한


정부가 함께 추진하는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 제정안에는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노무를 제공하는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근로자에 준하는 8대 기본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차별 금지와 안전·건강, 단결권, 공정계약, 사회보험 등이 포함되며, 특히 '합리적 이유 없는 계약 해지'를 금지해 프리랜서 계약 해지도 사실상 근로자 해고 수준의 엄격한 규율을 받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근로자성 분쟁 판단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근로감독관의 자료요구권과 직권조사를 강화하고, 거부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업무 시스템 기록, 배차 알고리즘, 수수료 산정 방식 등 핵심 영업기밀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배달기사, 방송·웹툰 작가, 가사·돌봄 플랫폼 종사자 등 다양한 직종에서 근로자성 분쟁이 보다 정확하게 판단될 것"이라며 "가짜 3.3 계약 등 오분류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산업계 "기획소송 확산"…노동계 "2등 시민으로 고착화"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두고 70여 년간 유지돼 온 노동시장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도라고 평가한다. '근로계약을 맺은 근로자' 중심의 보호 체계를 플랫폼 경제 확산에 맞춰 '노무 제공자' 중심으로 확장하겠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직격탄을 맞게 된 플랫폼 기업들은 이번 입법을 ' 제2의 노란봉투법'에 비유하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기획 소송과 집단 분쟁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도 프리랜서들이 근로자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이 상당수 진행 중이고, 법원마다 판단 기준이 달라 혼선이 있다는 점에서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되면 분쟁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프리랜서·플랫폼 시장의 핵심 장점인 유연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한다.

프리랜서가 근로자로 인정돼 주 52시간 근로제가 적용될 경우, 원하는 시간에 일하며 수입을 올리려는 활동 자체가 제약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 운영 비용 증가가 결국 서비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계의 평가도 긍정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별도의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만드는 것은 플랫폼 노동자를 2등 시민으로 고착화하는 행위"라며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는 게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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