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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장인 줄 알았는데 '감자튀김' 수백만 개···지옥이 된 英 해변, 무슨 일?

서울경제 이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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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장인 줄 알았는데 '감자튀김' 수백만 개···지옥이 된 英 해변,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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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남부 해안이 정체불명의 ‘감자튀김 바다’로 변했다. 폭풍우로 유실된 해상 컨테이너에서 쏟아져 나온 수백만 개의 익히지 않은 감자튀김과 감자칩이 해변을 뒤덮으면서, 이색적인 광경 뒤에 숨은 해양 오염 문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과 BBC 등에 따르면 잉글랜드 남부 이스트서식스주 비치헤드와 이스트본 인근 폴링 샌즈 해변 일대에 비닐봉지에 담긴 감자튀김과 감자칩이 대규모로 밀려왔다. 일부 구간에서는 감자 제품이 최대 75㎝ 깊이로 쌓일 정도로 널리 퍼져 모래사장이 온통 ‘황금빛’으로 보일 만큼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감자튀김이 해변을 뒤덮은 이유도 곧 밝혀졌다. 최근 영국 해협에 강한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해상 운송 중이던 선박 두 척에서 컨테이너 수십 개가 바다로 떨어졌고, 이 가운데 최소 20개의 감자튀김·감자칩 컨테이너가 파손되며 내용물이 바다로 유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감자 제품은 파도와 해류를 따라 이동하며 스티로폼, 일회용 마스크, 양파 등 각종 해양 쓰레기와 함께 해안으로 떠밀려왔다.

이스트본 주민 조엘 보니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해변을 걷다 두 번이나 다시 봐야 했다”며 “마치 황금빛 모래사장처럼 보일 정도로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감자튀김과 감자칩 상당수가 비닐 포장 상태로 해변에 도달하면서, 인근에 서식하는 물개 등 해양 생물이 이를 삼키거나 장난감처럼 물고 놀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보니치는 지역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자발적인 해변 정화 활동을 호소하며 “지금 가장 시급한 건 비닐봉지 제거”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역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쓰레기 수거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가 단순한 해상 물류 사고를 넘어, 전 세계 해양 오염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환경단체 ‘오션 컨서번시’에 따르면 매년 약 11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이 중 약 80%는 육상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실된 해상 컨테이너 역시 해양 오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최근 10년간 매년 평균 1500개 이상의 컨테이너가 바다로 떨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컨테이너에 실린 식품과 포장재, 산업용 자재는 해양 생물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미세플라스틱으로 축적돼 생태계를 장기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인애 기자 l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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