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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서해 피살’ 감사원 기록 끝까지 재판부에 제출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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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서해 피살’ 감사원 기록 끝까지 재판부에 제출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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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서해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왼쪽부터),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 9월 서해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왼쪽부터),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재판에서 감사원 감사 기록을 ‘2급 비밀’이라는 이유 등으로 재판부에 제출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검찰이 제출한 증거 중에는 2급 비밀보다 더 민감하게 관리되는 특수정보(SI)를 바탕으로 작성한 첩보 등도 포함되어 있어 이러한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피고인 쪽은 감사원 감사 결과에 검찰의 공소사실과 배치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어 검찰이 의도적으로 제출을 피했다고 보고 있다. 법원은 지난달 26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은폐했다는 혐의로 검찰이 기소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20일 한겨레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은 2022년 12월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인사들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긴 뒤 지난달 26일 1심 선고 때까지 감사원 감사 기록을 제출해달라는 피고인 쪽 요청에 해당 기록이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검찰은 재판부에 한·미 정보당국이 수집하며 극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특수정보에 바탕한 보고서 등은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검찰이 혐의 입증에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감사원 감사 내용만 자의적으로 법원에 제출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감사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문재인 정부 때 벌어진 서해 사건과 관련한 ‘월북 가능성 판단’ 뒤집기에 앞장섰다. 해경과 국방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6월16일, 2020년 9월 북한 해역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대준씨 사망 사건을 두고 ‘월북을 인정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과거 입장을 번복했다. 이튿날 감사원은 즉각 감사 착수 계획을 밝혔고, 같은 해 10월 중간 감사 결과를 공개하며 국방부 등 관련자 20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이미 같은 해 7월 국정원이 박 전 원장 등을 고발한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 중이었다.



피고인 쪽은 검찰이 감사원 감사 기록을 재판에 제출하지 않은 것은 공소유지에 불리한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감사원은 2022년 10월 이씨의 팔에 붕대가 감겨 있었고 당시 해역에는 중국 어선밖에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씨가 최초 실종된 뒤 중국 어선에 올라타 치료를 받고 배에서 다시 이탈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는 ‘피고인들이 근거 없이 월북몰이를 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정황이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감사자료 전체가 2급 비밀로 지정되어 있어 애초 본건 재판 증거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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